국내 화학 업체들, 상반기 실적 저조…배터리 소재 사업 추진
[더퍼블릭 = 김강석 기자] 국내 주요 화학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든 화학 업체들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전기차 전환에 2차전지 관련 사업이 호실적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화학 업체들은 올 상반기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우선 롯데케미칼은 2분기에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2978억원 흑자) 대비 적자 전환됐다. 롯데케미칼 외에도 대한유화, 여천NCC 등도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를 거둔 화학 기업들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영업익이 대폭 줄었다. 2분기에 LG화학은 지난해보다 59.0% 감소한 8785억원,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보다 53% 줄어든 3540억원의 영업익을 각각 거뒀다.
다만 2차전지 관련 벨류체인(가치사슬)에 속한 기업들은 괄목할만한 실적으로 눈길을 끌었다.
실제 포스코케미칼은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8032억원, 영업익 55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배터리 소재 판매 호조가 실적을 이끈 가운데, 특히 양극재 사업의 수익성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그룹의 화학·소재 기업 SKC도 2개 분기 연속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양호한 실적을 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주요 부진 탓에 화학 부문의 수익성은 악화됐으나, 2차전지용 동박 사업은 2분기 영업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57.4% 증가하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SKC는 회사의 모태가 된 필름 사업을 매각하고 2차전지 등 미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LG화학도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2399억원, 영업익 8785억원을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고유가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2차전지 소재가 포함된 첨단소재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화학 업체들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기업들도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중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으며 한화그룹은 전 사업 부문에 대한 전면적 재편에 돌입했다.
더퍼블릭 / 김강석 기자 kim_ks0227@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