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시간 매출화가 생존 조건...외식업계 ‘브레이크 타임’ 전력 가속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외식업계가 오후 3~5시 ‘브레이크 타임’을 더 이상 휴식 시간으로 두지 않고, 매출을 창출하는 ‘스윙 타임(Swing Time)’으로 전환하고 있다.
고정비 부담이 커진 시장에서 비어 있던 시간대를 상품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디저트·브런치 메뉴를 앞세운 운영 전략이 외식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26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비용 압박이 심화되자 외식 브랜드들은 브레이크 타임의 상업적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저녁 영업 준비를 위한 공백 시간에 불과했던 오후 3~5시가 최근에는 ‘판매 가능한 시간’, 즉 수익성 회수 구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랜드이츠의 뷔페 브랜드 애슐리퀸즈는 오후 3~5시를 ‘디저트 타임’으로 전환했다. 지난 7월 시범 도입 후 4개월 만에 운영 매장이 29곳으로 확대됐다.
특히 말차 테마 디저트 프로그램 ‘Love You a Matcha 우리가 사랑한 말차’가 브레이크 타임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초콜릿 대신 말차가 흐르는 퐁듀, 말차 라떼·쇼트케이크, 토핑을 직접 선택해 만드는 DIY 말차 와플 등 참여형 메뉴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샤브올데이 역시 브레이크 타임을 활용한 ‘스위트 브레이크 타임’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오후 2시30분~4시30분 사이 식사 대신 샌드위치·크로플·샐러드 등을 DIY 형태로 구성해 가벼운 수요층을 공략했다.
이 시간대 매장 자체가 SNS 인증 명소가 되면서, 비식사 시간대 신규 유입객 확보→저녁 수요 연결 효과까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이벤트가 아닌 외식업 운영 구조의 전면 재편 신호라고 바라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4년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외식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8년 17.8%에서 2024년 8.9%로 반토막났으며, 배달앱 표준화 이후 소비자 선택 기준이 ‘브랜드 → 메뉴·시간’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한 시간이라도 비워두면 손익이 맞지 않는 구조”라며 “브레이크 타임은 더 이상 쉬는 시간이 아니라 팔아야 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