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보다 더 비싸다?”…고환율에 ‘가격 경쟁력’ 사라진 면세점 업계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미국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금일 원‧달러 환율이 오후 1시 19분 현재 1,475.10원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12분 기준 전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4원 내린 1,475.7원으로 출발해 전일 보다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환율이 사실상 1,500선을 터치할 수 있다는 경계심 또한 여전하다. 현재 원‧달러 환율 문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아닌 수급 요인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에 들어온 달러보다 나간 달러가 많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로 해외에서 돈을 벌어들여도 서학개미들의 미국 증시 투자와 기업들의 해외 직접 투자가 늘면서 해외로 나가는 자금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올해 연평균 환율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이나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 높다는 건 그만큼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 다시 말해 달러 절상·원화 절하의 압력이 크다는 뜻이다.
이미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는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뿐 아니라 미래까지 내다보며 수익이 생길만한 곳을 찾아 이동하는 ‘머니 무브’(Money move) 하기 때문이다.
개인 입장에서는 ‘수익’을 쫒지만 기업의 사정은 간단치 않다. 이미 철강, 식품을 비롯한 전 산업군에서 고환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면세점 피해도 크다. 면세점의 특성인 가격 경쟁력이 사라진 탓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껑충 오르면서 달러 기준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면세점의 일부 제품은 백화점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도 발생했다.
면세점들은 관광객의 쇼핑 부담을 낮추고자 할인과 쿠폰 발급 행사, 환율 보상 혜택을 강화했고, 관광 트렌드에 맞춰 체험 이벤트를 강화하고 있으나 환율 영향을 상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현대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올해 각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또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임대료로 손실이 커지자 각각 DF1·DF2 권역 사업권을 반납하는 등 고환율 구간을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