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 기대감 상승에도 국고채 금리 상승…"고환율에 투심 위축"
3년물 연 2.904%로 3.2bp↑…10년물도 1.8bp 올라 환율·정책 불안 못이겼나
[더퍼블릭=안은혜 기자]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회복되고 있지만 이번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둔 경계감에 한국의 채권 금리와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금리 상승 재료는 대부분 반영됐고 금리도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 속에 이날 금리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날(2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2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904%에 장을 마쳤다. 오전 중에 2.866%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3.8bp 올랐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여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10년물 금리는 연 3.289%로 전 거래일 대비 1.8bp 상승했다. 역시 오후에 3.3bp 반등했다. 회사채 무보증 3년 만기 AA-는 3.338%로 전 거래일 대비 3.0bp 상승했다. BBB-는 9.189%로 전 거래일 대비 2.6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3.1bp, 2.3bp 상승해 연 3.107%, 연 2.714%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3.282%로 0.5bp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2bp 하락, 0.1bp 상승으로 연 3.217%, 연 3.160%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27일로 예정된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10·15 부동산 대책 등으로 수도권 집값 오름세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꺾였는지 더 확인할 필요가 있고, 최근 7개월 만에 최고치에 오른 원/달러 환율도 금리를 낮추는 데 큰 부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CME(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71.5%로 집계됐다.
금리선물시장이 다시 미국 금리인하에 베팅한 것은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금리인하 발언 영향이다.
21일(현지시각) 윌리엄스 총재는 "금리를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 조정할 여지가 여전히 있다고 본다"며 "연 3.75~4% 범위에 있는 현재 금리 수준은 여전히 긴축적"이라고 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회복되면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이 완화되는데 시장이 다르게 흘러간 것이다. 고환율 고착화 우려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 대비 1.5원 오른 1477.1원을 나타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손 우려에 국내 채권, 주식 등에 대한 매도 심리가 강해지는데, 이 경우 원화 매도가 발생해 환율이 더 상승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일각에선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은행 통화정책위원회가 고환율과 부동산 과열 징후를 이유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금통위에서) 인하 사이클이 유효하다고 언급하더라도 펀더멘털과 금융안정 요인이 모두 동결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으므로, 세부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매파적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