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2.0 체제' 가동… 생산·R&D 분리→글로벌 확장 본격화

인적분할 후 재상장… CDMO·바이오시밀러 조직 독립 ADC·mRNA 등 차세대 기술 투자 확대 5공장 가동·8공장 구상까지 생산 중심 로드맵 제시

2025-11-24     양원모 기자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 분할 이후 재상장을 계기로 생산과 연구 개발을 분리하는 '삼성바이오 2.0 체제'를 가동, 글로벌 바이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위탁개발생산(CDMO)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환되며, 신설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기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해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연구 개발을 전담한다. 회사 측은 "두 조직이 각자의 영역을 독립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는 단순한 조직 개편 이상의 의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ADC, mRNA 등 차세대 모달리티를 성장 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ADC 후보 물질 개발부터 완제의약품(DP) 생산까지 이어지는 공정을 선제 정비하고 있으며 전용, 생산 시설과 항체·링커 개발 인프라 확보도 진행하고 있다. mRNA 부문도 원료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가능한 설비와 LNP 공정 기반의 위탁 연구 개발 생산(CRDMO) 기능을 갖추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비중을 키우고 있는 펩타이드 및 GLP-1 계열 의약품은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여부, 선두 기업들의 자체 생산 전략 등을 고려해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능력도 확대한다. 올해 5월 완공돼 가동 중인 송도 5공장 이후 6공장은 승인 절차를 밟고 있으며, 7·8공장 건설도 차례대로 추진될 예정이다. 현재 조성 중인 제2바이오캠퍼스 외에 제3캠퍼스 부지 매입도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회사 측을 이 같은 확장 전략을 "세계 최고 CRDMO 구축을 위한 밑그림"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번 인적 분할로 두 회사 역할을 명확히 나누는 동시에 투명 경영 효과와 주주가치 제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CDMO 특유의 안정적 수익 구조와 바이오시밀러·신약 개발의 고수익 가능성을 분리함으로써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구성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설명했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동 출자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바이오 벤처 투자 및 기술 확보 통로로 활용될 전망이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삼성바이오의 모달리티 확장과 한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프리스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생산 효율과 신뢰도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1~4공장이 전면 가동되고 있고, 5공장이 램프업 단계에 들어선 상황에서 어떤 제품이든 대량 생산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 분할과 생산·R&D 이원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확장 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규모 설비 투자와 차세대 모달리티 확보 구도가 중장기 경쟁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