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문제 풀면 아이들 기가 죽어”, “엉덩이 툭 치고 그냥 가”…무너진 교권에 걸핏하면 ‘아동학대 신고’

2025-11-24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수업 중에 학생들이 성적(性的)으로 선생님을 모욕하는 일도 있습니다. 임신한 여선생님 뒤에서 ‘00해서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선생님이 들으라고 하는 소리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고생들이 이런 성희롱을 합니다”

서이초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9월 윤미숙 교사노조연맹 제2부위원장 겸 정책실장이 연합뉴스에서 인터뷰한 대목이다. 그는 “중고교의 남학생들은 복도에서 선생님의 엉덩이를 툭 치거나 일부러 부딪히는 일이 있습니다. 그건 성추행입니다. 여선생님은 그 학생을 불러 세워서 뭐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학생은 그런 행위를 안 했다고 발뺌하는데, 선생님이 그 학생과 했다 안했다를 놓고 다투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모른 척하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이미 공교육이 무너진 지 오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부모들의 극성 민원도 자리한다. 일부 초등생 학부모는 선생님에게 수학 시간에 어려운 문제를 풀지 말라고 하고, 받아쓰기를 하지 말라고 한다. 틀린 것은 빗금 치지도 말라고 한다. 자기 아이가 상처받거나, 열등감을 느끼거나, 기분 나빠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는 것이다.

일정 부분 시스템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한 사건의 경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학부모가 학교장(교감)과 교육청 흔들기→학교장(교감)이 방관하거나, 사과하라고 교사 회유→학부모가 경찰에 신고→경찰이 교사 조사→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의 무책임한 판단→ 검찰 송치 등이다.

초등학생들의 심각한 수업 방해에도 아동학대 고소가 무서워 야단도 제대로 치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이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