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각축전’ 벌이나…전기차 캐즘 딛고 인프라로 韓 시장 ‘테스트 베드’

2025-11-24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보급에 더 박차를 가하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 예산안 기준 내년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차 보급에 책정된 예산은 2조2825억원이다. 이 가운데 전기차 보급사업 예산은 1조6113억7000만원이다. 올해 본예산보다는 896억원, 전기차 보급 부진으로 보급사업 예산이 2790억원 삭감된 올해 제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으로는 3686억원 증액됐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 420만대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부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수립하면서 2030년엔 새로 판매되는 차의 40%, 2035년엔 70%가 전기·수소차가 되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에 내년 전기차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시장 평가도 긍정적이다. 올해 들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에도 작년 대비 30% 가까이 성장해 누적 판매량 1500만대를 넘었다. 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는 1501만6000대로 작년 동기(1180만대) 대비 27.2% 증가했다.

당장 메르세데스-벤츠는 2027년까지 40종이 넘는 신차를 한국에 출시한다. 벤츠코리아는 14일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디 올-뉴 일렉트릭 CLA,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 브랜드 미래를 상징하는 차량 4종을 함께 공개했다.

벤츠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LG전자), 차량용 P-OLED(LG디스플레이),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자율주행 센싱(LG이노텍) 등에서 LG와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과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키 등에서 협력 중이며, 삼성전자 오디오·전장 자회사 하만은 럭셔리 전기차 EQS에 적용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다.

2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유럽의 관세 장벽에 직면한 중국 전기차 업체는 충전 인프라가 우수한 한국 시장을 제3 시장 진출을 위한 시험대로 삼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 세계 점유율 1위 중국 BYD가 ‘중국차는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올해 4월 한국에 상륙한 BYD는 ‘아토3’ ‘씨라이언’ 등 중저가 모델을 앞세워 연간 5000대 판매 달성이 유력하다. 씨라이언은 최근 수입차 월간 판매 10위권까지 진입,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있음을 증명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또한 국내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5년간 125조2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의 중장기 국내 투자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미국 관세의 15%로 인한 수출 감소 및 국내 생산 위축에 대한 우려를 저희는 잘 알고 있다”며 “수출 지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국내 공장의 완성차 수출을 확대하고, 특히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을 통해서 자동차 차량 수출을 2030년까지 현재 대비해서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