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노선 흔들리고 부채비율 오르고…아시아나항공, 통합 전 리스크 확대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3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주 노선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가 겹치면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부채비율도 다시 상승해 재무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합병비율이 미정인 상황에서 기업가치 하락은 대한항공과의 통합 과정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1757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증권가가 예상했던 손실보다 세 배 이상 큰 규모다.
적자가 커진 이유는 연료비가 줄었는데도 위로금 같은 일회성 인건비가 생겼고, 정비 기준을 대한항공 수준으로 강화하면서 정비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매각한 화물사업부 영향까지 겹치면서 매출도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가장 큰 문제는 미주 노선의 부진이다. 미국의 비자 심사가 까다로워지며 출장·여행 수요가 줄었고, 미·중 직항이 늘고 해외 항공사들도 노선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심해졌다. 이런 영향은 모든 항공사가 겪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매출 감소폭은 대한항공보다 더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재무구조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말 부채비율은 1187%로 상승했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로 지난해 고금리 부채 일부를 상환하며 개선 조짐을 보였지만, 올해 적자가 누적되며 부채 축소 효과가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자회사 에어부산·에어서울 역시 일본·동남아 노선 공급과잉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대한항공과의 합병 과정에도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사 통합은 내년 상반기 항공운항증명(AOC) 단일화를 거쳐 2027년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합병비율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 하락은 투자자 불안으로 직결된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최근 20년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10년간 운임 인상 제한 시정조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 국제선 운임수익성(Yield)이 km당 11원 떨어지며 실제 실적 영향을 받은 바 있다. 미주 일부 노선에서 경쟁사 공급 확대가 나타나고 있어 규제 일부가 해제될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실적 악화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주 노선 경쟁력 약화, 화물사업부 축소, 고환율로 인한 비용 상승, 자회사 부진 등 복합 요인이 이어지며 본격적인 실적 반등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비율이 미정인 상황에서 실적 악화는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리스크”라며 “통합 이후에도 경쟁력 유지를 위해 노선 전략과 비용 구조 전반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