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위' 열차 지연에 고성·몸싸움…SNS엔 시민 불만 영상 확산

2025-11-20     오두환 기자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탑승 시위 중인 전장연 활동가들 [연합뉴스]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지난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66차 시위가 진행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전동휠체어 이용자 40여명을 포함한 활동가 70여명은 “예산 없이 권리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내년도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했다.

오전 8시께 시위대가 광화문역 승강장에 모여들면서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다. 8시 25분 탑승 시도가 이어지자 승강장 곳곳에서 “나와라”, “휠체어 건들지 말라”는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현장 제지를 위해 나온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뒤엉켰고, 이 과정에서 한 남성 활동가가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결국 이날 오전 8시 33분부터 5호선 광화문역 상행선을, 8시 50분부터는 하행선 열차도 무정차 통과시켰다. 무정차 조치는 오전 9시를 넘겨 전장연 활동가들이 여의도 방향 이동을 마치면서 해제됐다.

같은 시각 4호선 길음역과 동대문역에서도 전장연 시위가 이어져 열차가 각각 25분간 무정차 운행하고 1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출근길 시민 불편도 적지 않았다. 노원구에서 서대문역으로 출근하는 김모(79)씨는 “오는 길에 4호선 한 역에서 20∼30분 멈춰 지각했다”며 “시위 이유는 이해하지만 출근 시간에 이 정도면 일정이 다 틀어진다”고 말했다. 서대문역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도 “출근길에만 안 했으면 좋겠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19일 SNS에는 전날 상황을 담은 영상들이 빠르게 퍼졌다. 한 영상에서는 한 남성 시민이 시위대에 “지난주부터 뭔 짓이냐. 아, 진짜 못 살겠네”라며 고성을 지르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오세훈(서울시장)한테 뭐라고 해라.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된 걸 왜 여기 와서 이러냐”고 항의하며 “우리도 9시 출근해야 된다. 국회 가서 (시위) 하라”고 촉구했다. 주변에서는 “경찰 뭐 하냐. 빨리 내리게 하라”, “이러면 아무도 지지 안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 110만회를 넘어섰다. 누리꾼들은 “맨날 시위 때문에 회사에 지각할까봐 긴장된다”, “출퇴근 시간 외에 하면 안 되는 건가”, “시위도 중요하지만 안내나 조치가 더 필요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장애인권리예산 문제를 출근길 시민과 충돌시키면 오해만 쌓인다”는 지적도 내놨다.

올해 들어 전장연 시위로 열차 무정차 조치가 내려진 건 이번이 7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