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호황’ 이라더니 中에 밀렸다?…선박 확보 위해 LNG 운반선 ‘투기성 주문’ 까지 밀려든다

2025-11-20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달 글로벌 선박 발주 감소세가 이어진 가운데 한국은 수주 점유율에서 중국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K 조선의 수주가 줄었지만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수익성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투기성 주문’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91만CGT(표준선 환산톤수·118척)로 작년 같은 달보다 38% 감소했다. 올해 1∼10월 누적 발주량은 3789만CGT(1392척)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은 지난달 52만CGT(9척)를 수주해 중국(213만CGT·98척)에 이어 수주량 2위를 기록했다. 한국과 중국의 수주 점유율은 각각 18%, 73%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우리나라 수주량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정세와 무관치 않다. 국제 정세 불안정, 미국의 관세 정책 및 대(對)중국 견제 조치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인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 자체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K-조선의 주력 고부가 선종인 LNG 운반선의 발주량이 지난해 대비 80% 이상 크게 줄어든 것이 전체 수주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이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글로벌 선주들이 컨테이너선 등 일부 발주 물량을 중국 대신 한국 조선사로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 수주 점유율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NG 운반선 분야에서는 ‘투기성 주문’도 이어지고 있는데, 투기성 주문은 주가 운송 수요가 확실하게 확보되지 않은 상태, 즉 장기 용선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시황 호조와 운임 급등을 예상하고 미리 선박을 발주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최근 몇 년간 LNG선 시장의 호황이 예상되고 환경 규제에 따른 노후선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일부 선박이 용선 계약 없이 발주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선주들이 향후 LNG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송 부족과 운임 상승을 예상하여 선박을 확보해 두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의 전망도 밝다. 17일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국 조선사의 합산 주주 금액은 388억달러(약 56조5천억원)로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LNG선, 유조선, 특수선 수출 성과가 수주 금액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며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군함 발주로 우리 조선사들의 입지가 더 강화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조선사의 실적 개선은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며 초대형 군함 프로젝트의 수주에 성공하면 실적 사이클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