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세계 최초 ‘선박 5000척 인도’ 달성…반세기 조선 역사 집약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HD현대가 반세기 동안 이어온 조선 역사를 집약한 ‘누적 선박 인도 5000척’ 기록을 달성했다.

단일 조선그룹이 5000척을 건조해 선주에게 인도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성과로 평가된다.

HD현대는 19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에서 ‘선박 5000척 인도 기념행사’를 열고 필리핀 해군 초계함 2번함 ‘디에고 실랑함’을 5000번째 선박으로 인도했다.

이 함정은 길이 118.4ｍ, 폭 14.9ｍ, 항속거리 4500해리에 달하는 최신예 초계함으로, 필리핀 해군이 발주한 10척 중 두 번째 선박이다.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해군 전력 확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한국 방산 수출 확대 흐름에도 의미 있는 이정표라는 평가다.

HD현대의 선박 건조 역사는 1974년 ‘애틀랜틱 배런호’에서 출발한다. 당시 26만t급 초대형 유조선을 시작으로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51년간 유조선·가스선·컨테이너선·특수선 등을 포함해 총 68개국 700여 선주사에 선박을 공급했다.

계열사별 누적 인도 실적은 HD현대중공업 2631척, HD현대미포조선 1570척, HD현대삼호중공업 799척으로 집계됐다.

선박 하나의 평균 길이를 250ｍ로 환산할 경우 누적 5000척의 총 길이는 약 1250㎞로, 서울에서 도쿄까지의 직선 거리(1150㎞)를 웃돈다.

HD현대는 “이는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140배에 달하는 수치”라며 조선 그룹이 쌓아온 생산 역량을 상징적으로 설명했다. 조선 역사가 더 오래된 유럽·일본조차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기념식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울산 지역 정치권, 산업통상자원부, 해운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5000척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자부심이자 세계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도전의 역사”라며 “HD현대는 앞으로도 AI·디지털 트윈·탈탄소 연료·자율운항 등 미래 해양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혁신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성과는 전 임직원과 협력사들이 함께 만든 결과이며, 5000척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HD현대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조선 계열사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에게 3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해 사기 진작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