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보일러 피해 접수 1위…보상 합의율은 꼴찌

2025-11-19     김영일 기자
한국소비자원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난방‧온수 등의 사용이 증가하는 겨울철에 보일러 관련 하자 및 설치 불량 등 소비자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행하는 가운데,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이 접수된 보일러 제조사는 귀뚜라미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7월)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보일러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584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2021년 132건, 2022년 109건, 2023년 127건, 2024년 136건, 2025년 7월 80건이다.

총 584건 중 절반 이상인 330건(56.5%)이 12월에서 3월 사이에 발생했다.

피해구제 신청 사유로는 제품 하자가 61.8%(361건)로 가장 많았고, 설치 불만이 28.1%(164건)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친환경보일러 지원금 신청 누락 등 행정 처리 불만 4.3%(25건), 부당한 대금 청구 3.2%(19건) 순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이 보일러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 하자’와 ’설치 불만’에 대한 세부 유형을 분석한 결과, 제품 하자(361건) 중에는 난방・온수 불량(56.5%)이, 설치 불만(164건) 중에서는 배관‧연통 등 주요 부품 오설치(69.5%)가 가장 많았다.

보일러 관련 피해구제 신청 584건 중 73.6%(430건)가 4개 보일러 제조사를 대상으로 접수됐는데, 귀뚜라미가 42.3%(182건)로 가장 많았고, 경동나비엔 25.3%(109건), 대성쎌틱에너시스 23.3%(100건), 린나이코리아 9.1%(39건) 순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다만 “공식적인 업체별 시장 점유율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시장 점유율은 고려되지 않은 수치”라고 밝혔다.

귀뚜라미는 특히 가장 많은 피해 사례가 접수됐음에도, 보상에는 가장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일러 관련 피해구제 신청 중 환급‧수리 등으로 보상을 받은 비율(합의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247건(42.3%)으로 집계됐는데, 경동나비엔이 50.5%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귀뚜라미는 36.8%로 가장 낮았다.

한국소비자원은 “보일러는 제품의 생산과 설치 주체가 다르다 보니 제품 하자와 설치 불량을 놓고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경우가 많아 타 품목 대비 낮은 합의율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0월 피해구제 신청 상위 4개 사업자와 간담회를 갖고 피해구제 신청 현황을 공유하며 반복되는 피해의 예방과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소비자원은 “보일러 제조사들은 소비자 피해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자율상담처리 시스템(상담을 신청한 소비자가 동의한 경우 피해구제 진행 전 사업자가 일차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 활동을 강화하며, 대리점 교육 및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피해 예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보일러 피해 예방을 위해 ▲보일러 선택 시 시공업체의 법정 자격 여부를 확인할 것 ▲설치 후 연통‧배관에 이격이나 누수 등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설치 기사와 함께 시험 가동할 것 ▲동절기 보일러 가동 전 배관 연결부 등에 누수가 발생하는지 확인하고 동파 방지를 위해 보온재를 설치할 것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