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항소 재검토 지휘 논란 속 중앙지검장 발탁…검찰 안팎 술렁

수원·광주고검장도 교체...항소 포기 사태 10일 만에 검찰 지휘부 교체

2025-11-19     오두환 기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연합뉴스]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임한 지 열흘 만에 검찰 지휘부가 사실상 전면 재편됐다.

후임 중앙지검장에는 박철우(사법연수원 30기) 대검 반부패부장이 임명됐다. 박 부장은 항소 포기 결정 과정에 관여했던 핵심 지휘라인으로, 이번 인사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인적 쇄신’과 ‘기강 정비’가 동시에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19일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일은 21일이다.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광주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장, 법무부 대변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거친 대표적 특수통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대구고검·부산고검 등 주변부로 밀려났다가 지난 7월 이재명 정부 첫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복귀했다.

박 검사장은 대검 반부패부장으로서 대장동 1심 항소 결정 과정에 직접 관여한 인물이다. 그는 선고 직후 법무부로부터 “신중 검토 필요” 의견을 전달받고, 항소 의지를 밝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재검토를 지휘했다.

수사팀은 이를 사실상 ‘항소 불허’로 받아들였고, 직후 정진우 당시 중앙지검장은 “중앙지검의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며 사의를 냈다.

박 검사장의 이동으로 빈 대검 반부패부장 자리에는 주민철(32기) 서울중앙지검 중경2단 부장검사가 승진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옵티머스 로비 의혹을 맡았던 검사다.

정용환(32기) 서울고검 감찰부장도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정 차장은 2021년 대장동 사건 1차 수사팀 수장이며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고 밝히며 항소 포기 결정에 공개 반발한 바 있다.

지방 고검장도 교체됐다. 수원고검장에는 이정현(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보임됐다. 그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연루된 ‘채널A 사건’ 지휘 경험이 있다.

최근 사임한 송강 광주고검장 자리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친문’ 평가를 받았던 고경순(28기) 연구위원이 임명됐다. 두 사람 모두 지방검사장에서 고검장으로 사실상 승진했다.

신임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프로필 [연합뉴스]

 

이번 인사로 수원·광주고검장, 중앙지검장, 대검 반부패부장 등 핵심 보직이 모두 채워지면서 검찰 지휘 체계는 빠르게 재정비됐다.

법무부는 “결원을 충원해 조직 안정을 도모하고 대검검사급 인적 쇄신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가 ‘항소 포기 사태’에 반발했던 검사장급 간부들에 대한 사실상 책임 추궁이라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대장동 항소 불발 이후 조직 내부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지휘선상에 있던 박철우 부장을 중앙지검장으로 올린 것은 “확실한 기강 정비 신호”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후속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비어 있는 자리에 항소 포기 관련 항의 성명을 냈던 검사장급 인사를 내려보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