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2% 이상 올라…수입물가 4개월 연속 상승

수입물가, 9개월만에 최대 폭 상승 수출물가는 4.1% 상승…1년 6개월 만에 최대폭 “수출 한 단위로 더 많이 수입”

2025-11-15     안은혜 기자
14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국제유가 하락에도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2% 이상 상승하면서 수입물가를 끌어올렸다. 한국은행은 상승요인은 존재하지만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38.17로 전월보다 1.9% 상승했다. 7월부터 넉 달 연속 오른 데다, 상승 폭은 지난 1월(2.2%)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수입물가가 오른 건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423.36원으로 지난 9월(1391.83원)보다 2.3% 올랐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지난 9월 배럴당 70.01달러에서 지난달엔 65달러로 내렸다.

품목별로는 원재료가 광산품(-0.9%)을 중심으로 0.6% 떨어졌지만, 중간재가 컴퓨터·전자·광학기기(9.7%), 1차 금속제품(5.7%) 등의 오름세에 힘입어 3.8%나 뛰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3%, 1.7% 상승했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암모니아(15.2%), 동정련품(10.3%), 기타 귀금속 정련품(15.7%), 인쇄회로기판(8.3%), 이차전지(4.7%)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환율 효과를 뺀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

10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34.72로, 9월 대비 4.1% 상승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른 가운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의 수출 물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공산품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1차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4.1%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 품목에서 큰 폭의 상승이 나타났다. 

D램은 20.1%, 플래시메모리는 무려 41.2% 뛰었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공급 부족이 가격을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11월 수입물가 전망과 관련해 "11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1.5% 가량 올랐고, 두바이유 가격은 0.7% 정도 오른 상황"이라며 "상승요인이 존재하지만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있어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6.62로 1년 전보다 3.9% 상승해 2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출가격이 0.5% 오른 반면 수입가격은 3.3% 하락한 영향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113.81)도 순상품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전년 대비 2.9% 상승했다.

다만 수출물량지수는 1.0% 감소했고, 수출금액지수 역시 0.5% 떨어졌다. 수입 측에서는 물량지수가 1.0% 늘었지만 금액지수는 2.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