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업계, 3분기 성적 줄줄이 하회...부동산 침체·온라인 경쟁에 가시밭길

2025-11-13     유수진 기자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유수진 기자]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전후로 투자한 가구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중저가 제품의 온라인 급부상으로 가구 시장의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유통사들은 사업재편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롯데 그룹의 가구 계열사들은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

우선, 현대백화점 그룹 내 침대 매트리스 사업을 담당하는 지누스는 지난 3분기 약 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지난 8월 미국과의 관세 이슈로 인해 가격 상승과 미국 내 판매 감소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누스는 매트리스 대부분을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의 또 다른 가구 계열사인 현대리바트 역시 실적이 악화됐다. 이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1.7% 감소한 37억원에 그쳤고, 매출은 25% 줄어든 3407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빌트인 가구 공급 물량이 감소한 것이 요인으로 지목된다.

신세계그룹의 신세계까사도 마찬가지로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지방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신규 입주 물량이 줄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자재비가 급등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롯데의 가구 계열사인 한샘 역시 실적 부진을 겪었다. 한샘의 3분기 영업이익은 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1% 감소했고, 매출은 4414억원으로 2.8% 감소했다. 한샘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인력 재배치를 통해 효율화를 꾀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미미했다.

일각에서는 가구 업계의 턴어라운드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심화되면서 양극화가 나타나고,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저가 가구 소비가 증가하며 시장 구조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사들은 사업재편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누스는 캄보디아 신공장을 조기에 안착시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리바트는 B2B 특판 비중을 줄이는 대신 오피스와 리모델링 등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한다. 한샘은 프리미엄 주방 중심의 ‘리하우스’ 사업을 확대하고, 온라인 유통 채널 고도화와 플래그십 매장 재편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