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폭락장 속 LG만 따로 담았다… 시총 200兆 역주행, 왜?

코스피 흔들린 한 주, 외국인 매수 1위는 LG씨엔에스 반도체주 수익 실현 뒤 '저평가 종목'으로 수급 이동 LG그룹 시총, 12일 종가 기준 201조1128억원

2025-11-13     양원모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 시리즈 1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LG가 승리하자 구광모 회장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LG그룹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약 2년 만에 다시 200조원대 시가 총액을 회복하며 폭락장 속 역주행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 상장 계열사 12곳의 시총은 우선주 포함 전날 종가 기준 201조 112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며 처음 200조원선을 넘어섰던 뒤 2차전지주 부진으로 하락했던 흐름을 약 2년 만에 되돌린 것이다.

이번 시총 회복 중심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있다. 코스피가 장중 6% 이상 하락했던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동안 외국인은 유가 증권 시장에서 총 4조 30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대규모 매도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서도 LG그룹 계열사는 예외적으로 매수 우위를 기록한 것이다. 

가장 돋보인 주는 LG CNS였다. 해당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1998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종목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LG이노텍이 순매수 6위, LG화학이 11위, LG전자가 12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 SK하이닉스였고, 삼성전자도 5618억원 규모로 뒤를 이었음을 고려하면 LG 계열사만 역(逆)방향 수급을 보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역주행이 최근 급등주 중심 구조와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한 달 동안 삼성전자는 10.6%, SK하이닉스는 48.2% 상승하며 반도체주 강세 흐름을 주도했다. 반면 LG그룹 계열사는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평가를 받았고, 특히 AI 클라우드 대표주로 언급돼 온 LG CNS는 같은 기간 오히려 8.4% 하락했다.

가격 부담이 커진 반도체주에서 차익 실현이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으로 외국인 수요가 이동했다는 해석이 따른다. LG그룹의 시총 회복은 이런 외국인 매수 흐름이 결집한 결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전반에 외국인 매도세가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LG계열사만이 안정적인 매수세를 확보한 점은 시장 내 수급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