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0원 턱밑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원화 약세 여전
미국 셧다운 기대감·엔화 약세 맞물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1원 오르며 1460원대를 돌파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기대감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데다 엔화 약세까지 맞물리며 원화 약세를 가중시켰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9원 오른 1463.3원을 기록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 4월9일(1484.1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0원 오른 1456.4원에 출발해 오전 9시46분께 1460.1원을 기록한 뒤 장중 1467.5원을 찍기도 했다. 고가 기준으로도 지난4월9일(1487.6원) 이후 최고다.
이날 환율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기대감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셧다운은 달러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이 상황이 해소되면 달러 강세가 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셧다운이 해제되면 정부 지출 확대와 소비 회복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앞서 미 상원은 10일(현지시간) 정부 셧다운을 종료 시킬 임시 예산안을 찬성 60표 대 반대 40표로 가결 처리한 바 있다. 임시 예산안은 하원의 표결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받아 달러화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엔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99.62를 기록 중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과 달러인덱스간 괴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에 비해 원화 약세가 더 크다는 의미다. 달러인덱스와 연동돼 움직이던 과거와는 달라진 흐름이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중 달러인덱스 대비 원화의 상대적 약세 수준은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관련된 주요 시점마다 큰 폭으로 급격하게 등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주요 요인은 내외금리차와 증권투자자금 유출입,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인덱스 대비 원화의 상대적 약세 수준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달러 선호가 강화되면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셧다운 해제가 위험회피 심리 완화의 근거가 돼 원화 강세 재료로 소화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셧다운 종료 징후가 감지되면서 증시에서 성장주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원화 위험자산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이 매수세로 포지션을 변경할 확률이 높고, 원화 강세 분위기를 조성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상승을 관망하던 수출, 중공업체 네고 물량이 시장에 복귀하면서 오늘 환율 하락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주 후반 100억, 90억달러 초반에 그쳤던 달러 거래량은 그만큼 환시 동향을 관망하는 주체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단기 고점을 확인한만큼 달러 공급 주체를 중심으로 거래량 회복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원화 약세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지난해 4월 원화 약세 국면과 비교하면 대외 불확실성은 좀 더 안정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