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0대 기업 수출 비중, 사상 첫 40% 돌파… '대기업 쏠림' 현상 심화

3분기 수출 1850억 달러,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반도체·자동차 중심 자본재·소비재 수출 확대 미·중 부진 속 동남아·EU27·CIS로 다변화

2025-11-11     양원모 기자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반도체, 자동차 수출 호조로 올 3분기 우리나라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 집중도가 최초로 40%를 넘으면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기업 특성별 무역 통계'에 따르면 3분기 수출액은 185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다.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직전 기록은 2022년 2분기 1771억 달러였다.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자본재와 자동차 등 소비재였다. IT 부품·수송 장비 등 자본재 수출이 늘었고, 자동차를 비롯한 내구 소비재도 호조를 보였다.

대기업 수출액도 122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5.1% 증가했다. 원자재(–5.1%)와 소비재(–5.4%)는 줄었으나, 자본재가 12.2% 늘어 전체 상승세를 견인했다. 중견 기업 수출액은 32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증가했다. 자본재(9.4%)·소비재(4.4%)·원자재(2.6%) 모두에서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중소기업 수출도 298억 달러로 11.9% 늘었다. 소비재(24.9%), 원자재(7.7%), 자본재(7.4%) 등 전 부문에서 증가했다. 중소기업 수출 실적은 통계 작성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국가데이터처는 "미국의 관세 인상에도 기업들의 신속한 수출 다변화 전략이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주요 교역국인 미국(–3.9%)과 중국(–1.8%)으로의 수출은 감소했지만, 동남아와 유럽 연합(EU27),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구체적으로 동남아 지역 수출은 대기업·중견 기업·중소기업 모두 증가해 17.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EU27은 5.8%, CIS는 28.0% 늘었다.

한편,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p 상승한 40.0%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이전 최고치는 2018년 3분기의 39.4%였다. 반도체 주요 기업의 수출 증가가 집중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수입액은 162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광제조업(–2.8%)은 줄었지만, 도소매업(10.2%)과 기타 산업(6.4%)은 증가했다. 대기업 수입은 0.9% 감소했고, 중견 기업(4.6%)과 중소기업(8.5%)은 늘었다.

국가데이터처는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의 대기업 실적이 집중도를 끌어올렸다"며 "중견 기업도 기계·IT 부품·중고차 수출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