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석유화학 ‘깜짝’ 실적에 사업재편 더 늦어지나…일종의 착시효과에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2025-11-11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미국발 관세 압박에 이어 전 세계적인 저성장에 중국 주도의 증설 압박으로 석유화학 업황 반등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정부가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업계가 연말까지는 구체적 사업 재편안을 내겠다고 약속했지만, 기업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이 이달 석유화학 업종에 대해 줄줄이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7일 IBK투자증권은 금호석유화학[011780]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3.2%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 분쟁 지속으로 전방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금호피앤비화학 정기보수가 진행됐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수혜가 이를 넘어서는 수준일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LG화학[051910 또한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7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8.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1조196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순이익은 4473억원으로 55.8% 줄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4609억원, 영업이익 2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관세 영향 및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으나, 원료가 하락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과 비용 절감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 개선 흐름이 일시적이라는 반응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 되지 않았고, 개선된 스프레드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빠른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관이 함께 석유화학산업의 재도약도 이뤄내야 한다”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로, 연말까지가 골든타임”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재편은 지난 8월 업계 자율협약을 체결한 이후로 ‘대산 산업단’에서 논의가 일부 가시화되는 모습이지만 이후에는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총리는 “일부 산단과 기업의 사업재편이 여전히 지지부진해 업계 진정성에 시장의 의구심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업계 스스로 약속한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모든 산단과 업계는 속도전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