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팔수록 손해"…LCC, 출혈경쟁 속 환율·유가에 ‘이중고’ 직면

2025-11-11     홍찬영 기자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끝없는 가격 경쟁에 내몰리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실적이 다시 적자로 돌아섰는데, 이는 단순한 경기 부진이 아니라, 공급 과잉과 외부 변수, 구조적인 가격 경쟁이 원인으로 꼽힌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주요 LCC들은 올해 3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일 실적을 발표한 진에어는 영업손실 225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한동안 해외여행 수요 회복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수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성장’이 본격화한 셈이다.

업계는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이유로 공급이 너무 빠르게 늘어난 것을 꼽는다. 코로나19 해제 이후 노선을 공격적으로 늘렸지만, 실제 여행 수요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신규 항공사인 파라타항공이 가세하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진 상황이다. 좌석이 남자 LCC들은 할인 행사를 반복하며 탑승률을 채우고 있지만, 매출보다 비용이 더 빨리 불어나고 있다.

항공권 가격 비교 플랫폼 확산도 부담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싼 항공권을 찾아 이동하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특정 항공사 충성도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예컨대 항공권 가격이 1만 원만 달라도 소비자가 다른 항공사로 이동하는 구조가 이미 자리 잡은 셈이다. 결국 얼마나 낮은 가격을 유지하느냐가 각사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여기에 고환율·유가 부담이 겹치며 비용 압박이 극심해진 것도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항공사는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리스료나 부품, 정비비용이 함께 증가한다. 유가 역시 항공기 운항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국제유가가 오르면 곧바로 연료비가 늘어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안팎에서 고착화되면서 항공기 리스료, 부품 수입비용, 정비비 등이 모두 상승했다. 국제유가 불안정도 계속되며 연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결국 원화 약세와 유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수익이 아닌 비용이 먼저 불어나는 구조가 된 셈이다. LCC는 대형항공사보다 자본 여력이 약해, 환율 10원만 움직여도 손익이 흔들린다는 평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안팎에서 고착화되면서 항공기 리스료, 부품 수입비용, 정비비 등이 모두 늘었다. 국제유가 불안정도 계속되며 연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LCC는 대형항공사보다 자본 여력이 약해, 환율 10원만 움직여도 손익이 흔들린다는 평가다.

각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노선을 줄이고 기재 운용을 재조정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인천–괌 노선을 지난달 중단했고, 부산–다낭 노선도 올겨울(2025년 10월~2026년 3월) 동안 운항을 멈춘다.

티웨이항공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에 투입하던 대형기(B777-300ER) 대신 중형기(A330-200)로 교체해 리스료와 연료비를 낮추고 있다. 진에어는 제주–타이베이 신규 노선을 개설해 외국인 수요 유입에 집중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이 같은 적자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정체, 고비용 구조, 낮은 요금 경쟁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각 사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보다 버티는 단계”라며 “결국 시장 재편 없이는 구조적 개선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