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대금 사업 허용하는 논거” 비판받았는데…시중은행, 평균 신용 평점 950점이상만 ‘대출’

2025-11-11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정부가 연이은 가계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대출 ‘문턱’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 또한 초고신용자 위주로 대출길을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9월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고신용자엔 저(율)이자로 고액을 장기로 빌려주지만, 저신용자에는 고리로 소액을 단기로 빌려줘 죽을 지경일 것”이라며 “가장 잔인한 영역이 금융 영역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어떻게 서민 금융이란 이름을 붙이느냐”며 “경제 성장률 1% 시대에 성장률의 10배인 15%가 넘는 이자를 주고 서민이 살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은 15% 이자를 내고 500만원, 1000만원을 빌리면 빚을 못 갚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데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건 고리대금 사업을 허용하는 논거”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제도 개선을 주문했지만, 은행들이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그 마저도 신용 평점이 높은 초고신용자 위주로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조선일보는 은행권을 인용, 지난 9월 5대 은행에서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빌린 차주들의 신용 평점 평균은 946~958점에 분포했다. 이 중 3개 은행은 평균 신용 평점이 950점 이상이었다. 1년 전(931~946점)과 비교하면 하단이 15점, 상단이 12점이나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통상 신용 평점 900점이 넘으면 고신용자로 분류한다. 그런데 이제 900점인 차주도 주요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뜻이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앞서 주택 담보 대출 한도를 6억원까지로 제한한 ‘6·27 대책’ 직후인 7월에는 5대 은행 주택 담보 대출 차주 평균 신용 평점이 943~956점에 분포했다. 8월에도 이 수치가 943~954점에 분포해 평균 신용 평점 흐름이 높아진 추세가 9월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5대 은행 주택 담보 대출 평균 신용 평점 하한은 올해 1~6월은 930점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 6·27 대책 이후 고강도 가계 대출 규제가 이어지고 은행들이 주택 담보 대출 위주로 빗장을 걸어 잠그며 은행에서 돈을 빌린 차주들의 신용 평점이 급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