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효과 노린 투자자들, 마이너스 통장 끌어썼다…일주일만에 1조2000억원 ‘급증’

2025-11-11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주 하락세를 보이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피가 10일 다시 4,000피 돌파에 이어 금일 51.06p(1.25%) 오른 4,124.30으로 개장하면서 다시 상승모드로 바뀌었다.

그간 2,000피에서 손바뀜을 반복하던 코스피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주가 부양정책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4,200피를 돌파하면서 ‘빚투’ 역시 늘어가는 분위기다. 이에 신용대출을 통해 증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데다가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한 신용대출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은행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1주일 만에 1조2000억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일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105조9137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말(104조7330억원)과 비교해 1조1807억원 늘어 불과 1주일 만에 10월 한 달 증가 폭(9251억원)을 넘어섰다.

통상 신용대출 잔액은 변동성이 크지만, 7일까지 증가 폭만으로 지난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후 약 4년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조659억원 급증했고, 일반신용대출이 1148억원 늘었다.

앞서 코스피지수가 이달 초 4,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다가 인공지능(AI) 업종 과대평가 우려로 급락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순매수를 이어갔다. 일시 하락 때 순매수를 이어간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7조2638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7조4433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를 거의 그대로 받아냈다.

특히 코스피가 장 중 6% 넘게 밀리면서 3,800대까지 떨어졌던 지난 5일에는 하루 새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6238억원이나 급증했다.

지수가 급등할 때 포모(FOMO·소외 공포)를 느꼈던 투자자들이 변동성 확대 국면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스피가 조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고점권을 유지하면서 투자 심리가 식지 않았다”며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투자자들의 마이너스 통장 활용이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주택 관련 대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부족한 주택 관련 자금을 신용대출로 마련하려는 수요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