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막히자 구리·동탄 뛰었다…비규제지역 ‘풍선효과’ 본격화

2025-11-10     홍찬영 기자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에 강력한 규제가 집중되면서, 규제를 비켜간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수요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 결과 구리·화성(동탄)·오산 등 비규제 지역 아파트값이 급등하며 이른바 ‘풍선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구리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0.52%로, 전주(0.18%) 대비 세 배 가까이 확대됐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거래가 위축된 반면, 서울 인접 비규제 지역인 구리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리는 강동·강북과 맞닿은 입지에다 GTX-B, 8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가와 출퇴근 접근성까지 더해지면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반 유입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열기는 경기 남부로 확산되고 있다. 화성 동탄의 아파트값은 0.26%, 오산과 광주는 각각 0.1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산업단지 조성, 교통망 확충, 신도시 공급계획 등 구조적 요인이 뒷받침되면서 단순 투기 수요가 아닌 실거주 중심의 매수세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남서권 인접 인천 서구도 상승세를 보였다. 검단·청라 등 신도시 지역은 GTX-D 노선 추진 기대감과 자족기능 확대로 매매가가 오르고 있다. 인천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5%로 전주(0.02%) 대비 상승 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단기 과열이 아니라 정책 설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결과라고 지적한다.

서울 및 일부 경기 핵심 지역에 규제가 집중되면서, 비규제지역이 상대적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규제의 칼날이 닿지 않는 지역은 매번 수요가 몰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단기 급등 이후에는 추가 규제나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