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 경쟁 불붙은 은행권…중소기업 지원책 쏟아낸다

'과열 경쟁' 우려도

2025-11-08     안은혜 기자
시중은행들의 생산적 금융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정부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생산적금융을 강조하면서 금융권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로 인해 은행으로선 수익을 보완해야 할 창구도 필요하고, 정부 방침에 적극 나선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생산적 금융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우리은행은 ‘우리 중소우대 외화예금’을 출시했다. 예금 고객에게 환전과 송금, 수출입 관련 비용을 내려주는 게 특징이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고객은 수출신용장 통지수수료와 수입화물선취보증서 발급수수료를 가입 기간 내 전액 면제받을 수 있다.

지난 6일엔 신규 창업자의 실내장식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우리 사장님 인테리어론’도 내놨다.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대 3000만원까지 무담보로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스시뷔페 쿠우쿠우와 가맹점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쿠우쿠우 또는 올웨이즈샤브 가맹점 사업자에게 최대 5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맞춤 경영 컨설팅도 제공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산업분석 및 IB 기능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으며, 구체적인 자금 투입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NH농협금융지주는 5년간 생산적·포용금융에 108조원을 공급하는 'NH 상생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생산적 금융에 93조원, 포용금융에 15조원 규모가 투입된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생산적 금융에 84조원, 포용금융에 16조원 총 100조원을 투입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발표, 개인 사업자와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9월 '생산적금융협의회'를 출범하고, 국민은행 내에 '첨단전략산업 심사 유닛'과 '성장금융추진 유닛'을 신설했다. 아직 구체적인 자금 투입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환과 확장'을 내년 경영 키워드로 내세운 양종희 회장은 계열사별 현장 점검을 통해 생산적금융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생산적 금융이 과열 분위기로 가는 것 아닌지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주사가 앞다퉈 100조원 단위 금액을 미리 설정해두고 중소기업을 지원할 경우 연체율 관리실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생산적 금융의 규모 자체보다는 내실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진짜 지원이 필요한 중소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집중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도 지주사들의 100조원 단위 천문학적인 생산적 금융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얼마나 많은 금액을 내느냐보다 얼마나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에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보고 그래서 생산적 금융규모보다 내실이 더 중요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