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동학개미'가 코스피 하방 지켰다…나흘 간 외인이 던진 6조 개인이 순매수
반도체·조선·에너지에 저가매수 집중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코스피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이 팔아치운 6조원 가량의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이면서 단기 조정 국면의 코스피 변동성을 방어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2.03포인트(0.55%) 오른 4026.45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날도 외국인 투자자가 1조7000억원 가까이 던졌지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8840억원, 8311억원씩 사들이며 4000선을 지켰다.
외국인이 이달들어 3일부터 6일까지 4거래일 연속 6조801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6조7640억원을 사들이며 코스피 하방을 방어했다.
지난 5일 '검은 수요일' 전후로 개미들의 '저가 매수세'가 본격화 한 것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동학개미'의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4000선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직전 거래일 '인공지능(AI) 거품론' 우려에 따른 기술주의 낙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이 번지면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루 만에 반등했다.
미국 대법원에서 열린 상호관세의 적법성 심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도 일부 매수세를 자극했다.
이달 4일(2조7009억원)과 5일(2조5659억원)은 역대 개인 순매수 8, 9위를 차지하며 지난 2021년 코로나 랠리 이후 가장 규모가 컸다.
아울러 미국 10월 민간 고용이 전달 대비 4만2천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2만5천명 증가)를 웃돌자, 역대 최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가 아직 견조하다는 인식이 번지면서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빚투(빚을 내서 투자)의 척도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일 약 25조5000억원에서 5일 25조8200억원으로 하루 만에 3100억원이 늘었다.
투자자가 주식·펀드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같은 기간 86조8300억원에서 88조2700억원으로 1조4400억원 증가했다. 모두 사상 최고치다.
지난달 증시자금이 80조원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최근 코스피 신고가 랠리에도 매도세로 일관해 온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날마다 저가매수 기회를 봤다.
코스피가 단기 조정 이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개인들의 저가매입 유입세가 하방을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매수세는 반도체와 원전, 조선, 전력기기 등 대세 종목에 집중됐다.
이달 3~6일 SK하이닉스(2조1540억원)와 삼성전자(1조5670억원)가 개인 순매수 1·2위를 차지했고, 한화오션(1930억원)과 HD현대중공업(1460억원) 등 조선업, 두산에너빌리티(5410억원)와 효성중공업(1300억원) 등 에너지 종목도 상위권에 올랐다.
모두 증권가에서 미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 수혜로 단기 조정 이후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되는 종목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