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이 살렸다… 건설 기계 3분기 반등에 '체질 개선' 속도 낸다

HD현대·두산밥캣, 중대형 장비 판매 확대 엔진·MRO·광산장비로 수익 구조 다변화 내년 장비 교체 수요 맞춰 가격 인상도 예고

2025-11-07     양원모 기자
두산밥캣 완전 전동식 건설 장비 T7X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국내 건설 기계 기업들이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수익성 중심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건설 기계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는 3분기 매출 9547억원, 영업 이익 55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7%, 영업 이익은 30% 늘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매출은 1조 1302억원, 영업 이익은 809억원으로 각각 24.2%, 290% 급증했다. 두산밥캣도 매출 2조 1152억원, 영업 이익 1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 6.3% 증가했다.

북미·유럽에서 고가 장비인 중·대형 굴착기 판매가 늘면서 전반적인 수익 구조가 개선됐다. 업계는 4분기부터 장비 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며 이익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업들은 북미뿐만 아니라, 글로벌 원자재 채굴 수요 확대에 따라 광산용 대형 장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 계열 건설 기계사들은 50~125t급 대형 굴착기 제품을 늘리며 중국과 아프리카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했다. 채굴 현장에서 대형 장비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내년부터 엔진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 대형 굴착기용 엔진을 비롯해 트럭용 배터리팩, 발전기 엔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힌다. 타타대우모빌리티에 트럭용 배터리팩을 납품할 예정이며,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용 발전기 엔진 공급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군산 공장 증설은 내년 상반기 가동이 예상된다. 

사후 관리 사업(MRO) 강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프리카, 남미, 북미 등지에서 장비 공급이 확대되면서 유지·보수 및 부품 수요가 함께 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이런 흐름에 맞춰 글로벌 정비망과 부품 공급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건설 기계업계의 최종 목표는 '체질 개선 이후 수익 극대화'다. 금리 환경이 완화되고 교체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 대비, 장비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가격 전략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일시적 경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은 본격적인 회복의 분기점으로 기대되는 시기"라며 "북미·유럽 시장의 장비 교체 사이클이 돌아오고, 글로벌 원자재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엔진·광산·MRO 사업의 성장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