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고성·몸싸움 끝 ‘난장판 국감’… 이재명 정부 첫 감사, 끝내 파행

강훈식 “우린 피의자 아니다”… 김현지 실장 논란엔 “주의 줬다”

2025-11-07     오두환 기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설전으로 정회된 직후 이른바 '배치기'를 하며 충돌했다. [연합뉴스]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마지막 날까지 정쟁과 파행으로 얼룩졌다.

6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감은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며 고성과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최악의 혼탁 국면으로 치달았다.

이날 오전 시작된 운영위 국감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증인 채택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으로 맞서면서 개의 59분 만에 정회됐다. 이후 여야 의원들이 퇴장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서로 ‘배치기’를 하는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다.

국회 일각에서는 “국정감사장에서 국정은 사라지고 정쟁만 남았다”며 “대통령실을 향한 검증 자리가 정치적 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김현지 실장 증인 채택 놓고 ‘정회→충돌→결렬’

국민의힘은 이날 김현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며 강하게 요구했다.

박충권 의원은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집행, 경기동부연합과 교류, 인사 개입,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 연루 등 다수의 의혹이 있다”며 “김 실장이 직접 출석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지영 의원도 “이 대통령이 김 실장이 국감에 출석할 수 있도록 ‘대기하라’고 지시했다는 건 국회를 존중하는 척하면서 사실상 ‘지시쇼’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김 실장만 증인으로 부르는 건 형평에 어긋난다”며 반대했다.

전용기 의원은 “옛날에 다 끝난 사건들을 가지고 ‘문제 있다’, ‘범죄자’ 운운하는 것은 이 대통령을 악마화하기 위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한 달 내내 한 사람에 대한 마녀사냥과 허위사실 유포가 반복되고 있다”며 “민생과는 아무 상관없는 정쟁 국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여야는 협상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김현지 실장은 끝내 증인석에 앉지 않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강훈식 비서실장 “피의자 아니다”… 김 실장 논란엔 “주의 줬다”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우리가 이 자리에 증인으로 와있지 피의자로 와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김 실장이) 50명의 비서관 중 한 명일 뿐인데 과도하게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과거 총무비서관 시절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선우 의원에게 사퇴 의견을 전달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후보자와 통화가 있었고, 제가 그 비서관을 불러 주의를 줬다”고 설명했다.

또 “산림청장 인사 개입은 사실무근이며, 부속실장 인사는 이미 예정돼 있던 조치”라고 덧붙였다.

“국감이 아니라 전쟁”… 여야 모두 비판받아

국회 관계자는 “정쟁으로 점철된 국감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책 감시와 행정 평가라는 본래의 기능이 완전히 실종됐다”고 말했다.

여야가 서로를 향해 고성과 몸싸움을 주고받는 장면은 국민 피로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정부 첫 국감이 ‘정책 없는 국감, 정치쇼만 남은 국감’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냉소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