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40조 시대’…은행권, 자금 이탈 막으려 고금리 예·적금 경쟁 치열

‘최고 연 20%’ 등 고금리 상품 출시 예적금 금리 줄인상으로 머니무브 방어

2025-11-06     안은혜 기자
시중 은행들이 증시로 쏠리는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는 등 경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코스피 4000포인트 시대가 열리면서 자금이 증시로 몰리는 '머니 무브(자금 대이동)'가 가속화되자 시중 은행들이 이에 대처하기 위해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연말에 대규모 예금 만기가 몰려있어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 간 금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6일 한국거래소(KRX)와 ATS 넥스트레이드(NXT)에 따르면 지난 10월 일평균 코스피·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40조28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펼쳐졌던 ‘동학개미운동’ 시기인 지난 2021년 1월(42조1073억원)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수치다. 

역대 국내 증시 월별 일평균 코스피·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을 살펴봤을 때도 2021년 1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수준에 해당한다.

특히,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된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만 18조838억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 월간 기준 최대치면서, 지난 2021년 2월(19조954억원) 이후 56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10월 한 달 간 코스피 지수는 20% 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지난 2001년 1월(22.5%) 이후 2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른바 '검은 수요일' 장중 4000선이 무너졌던 지난 5일 폭락장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가 코스피 4000선을 방어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85조456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펀드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자금이다. 투자예탁금이 80조원을 넘어선 건 1998년 6월 통계 산출 이후 처음이다. 

반면 은행권에서 자금 이탈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8564억원으로, 9월 말(669조7238억원)과 비교해 한 달 새 21조8674억원 감소했다. 

보통 예·적금 상품이 만료되면 자금이 요구불예금에 예치되는데, 은행 입장에선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 선호하곤 한다. 은행들은 '머니 무브'를 피하기 위해 앞다퉈 고금리 특판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9일까지 최고 연 20% 금리를 제공하는 ‘오락실 적금’을 판매한다. 매주 최대 10만원씩 8주간 저축할 수 있는 상품으로, 게임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차등 적용받는다.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게임 성적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IBK 랜덤 게임 적금’을 출시했다. 가입 기간은 100일로, 최고 연 1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3일 연 3.1% 금리 파킹통장 ‘IBK든든한통장’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오늘부터, 하나 적금’은 최고 7.7% 금리를 제공, 우리은행의 ‘우리WON모바일 적금’도 최고금리가 연 7%다. 전북은행의 12개월 만기 ‘JB 슈퍼씨드 적금’의 최고금리는 13%이며, KB국민은행의 ‘모니모 KB매일이자 통장’은 최고 연 4% 금리를 제공한다. 

금리 인상 경쟁도 치열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일 정기예금 및 자유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0.1%포인트 인상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과 신한은행의 ‘신한 My플러스 정기예금’은 현 기준금리(2.5%)를 초과하는 연 2.65% 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과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도 연 2.6%의 금리를 적용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예금 만기가 도래하는 연말을 앞두고 은행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리 인상과 특판 상품 출시 등 수신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요구불예금과 같은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 초까지 다양한 특판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