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선박 입항료 1년 유예→대규모 수주… K-조선은 "걱정 없어", 왜?
머스크, 中 뉴타임스조선에 12척 발주… 23억달러 규모 MSC·CMA CGM도 잇따라 中행 계약 韓 조선업계 "내년 발주 이어질 것…납기 경쟁력 회복 중"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의 중국 선박 입항 수수료 1년 유예 결정 이후 중국 조선소들이 잇따라 대형 선박 수주에 성공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노르웨이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글로벌 2위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최대 12척 건조를 중국 뉴타임스조선에 맡기기로 했다. 확정 8척, 옵션 4척을 포함한 계약 규모는 23억달러로, 선박 한 척당 가격은 1억 9300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전에는 국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참여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업계는 당초 예상치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이 체결된 점을 들어 가격 경쟁이 치열했다고 분석했다. 트레이드윈즈는 선박 중개인들 말을 인용해 "이번 계약 가격은 같은 급 선박 대비 하위권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다른 글로벌 해운사들도 잇따라 중국을 찾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는 올해 7월 중국 조선소 5곳에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했고, 3위 프랑스 CMA CGM도 약 3조원 규모의 최대 10척 건조를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에 맡겼다. 글로벌 1~3위 해운사 모두 최근 발주처로 중국 조선소를 선택한 것이다.
다만 국내 업계는 중장기 수주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대형 해운사들과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여러 선사들이 신조(新造)를 지속하고 있어 내년에도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운 탄소세 논의가 1년 미뤄지며 친환경 선박 발주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하지만 업계는 일시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산이 아니라 시기 조정인 만큼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미국과 중국 간 입항 수수료 유예 조치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부분이다. 면제가 아니라 1년 연기인 만큼 정책 리스크가 언제든 다시 부상될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발주처 다변화를 고려하는 선주들이 한국 조선소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효율화로 납기와 품질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선주들이 발주처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한국 조선소의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