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달러 '붕괴'…가상화폐 큰손들은 "지금이 매수 기회"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최근 하락세를 이어온 비트코인이 지난 6월 이후 처음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통상 10월 가상 화폐 가격이 상승 추이를 보이던 '업토버(Up+October)'가 깨진 가운데 글로벌 가상화폐 매입 ‘큰손’ 들은 오히려 지금을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해 매입을 늘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4시(서부시간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 1개는 24시간 전보다 약 7% 하락한 9만9306달러(약 1억422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6일의 사상 최고가인 12만6210.5달러 대비 약 21% 낮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해 중동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견인한 주가 상승 랠리에 대한 우려 시선이 커지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고, 결국 가상화폐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경제전문 매체 CNBC는 분석했다.
이더리움은 지난 8월 22일 역대 최고가 대비 약 25% 추락한 3576.39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요 지지선인 3600달러마저 붕괴됐다.
리플, 솔라나 등 알트코인들도 고점 대비 20~30%가량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알트코인을 재무 기반으로 삼는 기업들은 가상 화폐 매입을 늘리고 있다. 이더리움 보유 세계 1위 기업인 비트마인은 최근 4만4036개의 이더리움을 추가 매입했다. 비트마인의 이더리움 총 보유량은 316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더리움 보유 2위 업체 샤프링크 게이밍 또한 지난달 21일 1만9271 이더리움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리플(엑스알피) 전략 비축 기업들도 눈에 띈다. 미국에서 리플의 상장지수펀드(ETF)승인을 앞두고 리플형 ‘스트래티지’ 기업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일에는 리플 기반 기관형 자산운용사 에버노스 홀딩스가 나스닥에 공식 상장하면서 10억달러 규모의 리플 비축 계획을 밝혔다.
다만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매입 비중을 줄이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트레티지는 지난 주 397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가상 화폐 시장의 회복을 위해서는 기관 수요가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크립토퀀트의 창업자 주기영은 “현재 수요는 ETF와 스트래티지 두 경로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의 매수세가 다시 강화되면 시장의 상승 추세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보통 AI 관련 기술주에도 투자한다. 이에 가상화폐와 나스닥이 비슷한 등락을 보인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도 비트코인 하락세를 최근 치솟던 기술주의 반락과 비교하며 "투기적 모멘텀의 지표로 간주되는 비트코인이 다시 한 번 주식 시장과 발맞춰 하락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인 코덱스를 창립한 하오난 리는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서 나쁜 소식은 매우 나쁘게 작용하고 좋은 소식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에드 엥겔 컴패스포인트 분석가는 "장기보유자들이 여전히 매도를 이어가고 있어 단기 보유자들까지 추가 매도에 나서면 (비트코인)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9만5천 달러를 저지선으로 보고 있지만 가까운 시기 (가치를 끌어올릴) 촉매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