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1억 달러대 해킹’ 여파에 7% 급락...비트코인도 동반 약세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1억 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해킹 사건 여파로 급락했다.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3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더리움(ETH)은 이날 오후 6시(미 동부시간 기준) 1개당 3578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7.0%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8월 24일 기록한 종전 최고가 4953달러와 비교하면 28%가량 낮다.
이더리움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15분께 3558달러까지 밀리며 일시적으로 낙폭을 키웠으나, 이후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시장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가상화폐 프로토콜 ‘밸런서(Balancer)’가 해킹 공격을 받아 1억 달러 이상 규모의 디지털 자산이 유출된 사건으로 분석된다. 밸런서는 중앙 기관 없이 이용자 간 거래·대출·예치 등을 실행하는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플랫폼으로,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대표적인 유동성 공급 프로토콜 중 하나다.
블룸버그통신은 보안업체 사이버스(Cyvers)의 데디 래비드 최고경영자(CEO)를 인용해 “공격자는 밸런서의 접근 제어 메커니즘을 침해해 내부 잔액을 직접 조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더리움 하락세는 다른 주요 가상자산으로도 번졌다.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같은 시각 1개당 10만6470달러로 24시간 전보다 3.37% 내렸다.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 맞서 대규모 관세를 예고한 이후,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서 금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갈등이 잠정적으로 봉합됐지만, 시장의 불안심리는 여전히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가상화폐 시장은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