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기자금 역대 최대 85조 ‘머니무브’ 빨라진다…5대 은행 요구불예금 22조 빠져
증시 사천피 불장에 자금 폭주 은행은 단기자금 이탈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코스피 강세장에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현 시장에서 국내 증시가 유동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는 투자처임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계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30일 기준 85조7136억원으로 나타났다. 사흘 전(79조4825억원) 대비 6조4000억원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펀드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자금으로, 언제든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며 투자 심리가 좋아질수록 늘어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같은 날 기준 25조2726억원으로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뒤 지난달 28~31일 나흘간 개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1조7284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도에서 매수로 전환했다.
특히 국내 큰손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1억원 이상 대량 주문은 하루 평균 2만8729건으로 9월(1만8957건)보다 52% 늘었다.
반면 최근 한 주(10월24∼30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7억6000만달러(1조887억원)로 직전주(25억1000만달러)와 비교해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빠르게 미국 주식 순매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시기 은행권에서는 단기자금이 줄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647조8564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말 669조7238억원에서 한 달간 21조8674억원 빠진 규모다.
앞서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8월 4조5170억원에 이어 9월 26조155억원 불어난 바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 나가면서 투자 대기성 자금이 증시로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이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965조5689억원으로 나타났다. 9월말 950조7015억원에서 지난달 14조8674억원 늘었다.
앞서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은 7월 12조9257억원, 8월 9조8719억원 늘었다가 9월에는 4조305억원 빠진 바 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단기 대기성 자금으로, 요구불예금 잔액 감소는 시중 유동성이 예금에서 빠져나와 투자성 자산으로 이동했음을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