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상승 랠리에…개인 투자자 투심 향방 엇갈려

억대 주문 '왕개미' 움직임 활발 차익 실현 후 국장 떠나기도

2025-11-03     안은혜 기자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국내 증시가 4100포인트를 돌파하며 상승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APEC 정상회의 등 큰 이벤트가 끝나 11월 증시는 변동성 확대와 단기 조정 가능성이 클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과열된 증시에 한 번에 1억원 이상을 사거나 팔며 대량 주문하는 ‘왕개미’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가 하면, 반대로 차익 실현 후 국장을 떠나려는 투심도 깊어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30일 개인의 하루 평균 대량 주문 건수는 2만8729건이었다. 9월 일 평균 1만8957건에 비해 52% 늘었다. 

'불장' 속 "나만 소외되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한 심리에 뒤늦게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을 의미하는 '포모(FOMO)'가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9월 SK하이닉스를 1조7306억원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재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가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고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예금에서 증시로의 자금 이동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잔액이 10억 원 넘는 고객 예금 계좌 수가 9만9000좌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0만 좌) 대비 1000좌가량 줄었다. ‘고액 예금’ 계좌 수가 줄어든 것은 2013년 하반기(7∼12월) 이후 약 11년 만이다.

반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은 6조 2247억원 순매도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각각 4조 4183억원, 2조 1725억원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판 주식은 삼성전자로 6조517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우선주를 포함할 경우, 개인은 이달 약 7조3000억원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오랜 기간 물려 있던 주식 가격이 상승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과 동시에, 단기간 증시가 급등하자 ‘고점’이라고 판단하고 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가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판단해 장을 떠나거나, 진입을 주저하는 투자자들을 뜻하는 신조어 '포포(FOPO·Fear Of Peak Out)'가 등장하기도 했다. 

공포를 나타내는 시장 지표들도 투자자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31일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종가 기준 30.46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30 이상으로 오른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 4월 이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VKOSPI지수는 34.58까지 오르기도 했다. 통상 VKOSPI 지수가 40을 웃돌면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과도하게 큰 ‘패닉 국면’으로 인식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VKOSPI 30%대는 투자위험을 경고하는 레벨로, 풋옵션보다 콜옵션의 영향력이 높게 작용했는데, 이는 상방 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한 것”이라며 “투자 수익과 위험이 동시에 높아졌기 때문에 위험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 30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 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상장지수펀드(ETF) 3위에 KODEX200선물인버스2X가 올랐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1798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KODEX인버스 또한 개인 자금 337억원이 순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