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명가’의 귀환 알린 삼성전자…HBM3E 납품 ‘공식화’

2025-10-31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그간 HBM 시장에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던 삼성전자가 화려하게 다시 부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올해 3분기 7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메모리사업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로 HBM뿐 아니라 전 제품에 걸친 메모리 초호황(슈퍼사이클)이 시작되면서 내년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86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 중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매출은 33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7조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영업손실 규모를 1조원 안팎으로 추정하며 메모리 사업에서만 약 8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HBM 사업 부진 극복과 범용 D램 가격 상승이 동시에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메모리는 HBM3E 판매 확대와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서버용 SSD 등의 수요 강세로 사상 최고의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성능 논란으로 오랫동안 품질 테스트 벽을 넘지 못했던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도 개시하며 HBM 사업 경쟁력의 회복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HBM3E는 전 고객 대상으로 양산 판매 중이고 HBM4도 샘플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경쟁자로 꼽히는 미국 AMD의 AI 칩에도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HBM4 공급을 위한 인증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브로드컴과 아마존, 구글 등 주요 빅테크들이 자체 AI 칩 개발을 선언하며 HBM 고객사 다변화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HBM 수요 증가로 일반 메모리 공급이 줄면서 전체 메모리 시장의 가격이 상승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9월 들어 범용 D램인 DDR4 가격이 DDR5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업황이 좋지 않던 낸드 시장도 메모리 공급난 영향으로 가격 상승이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부터 본격화되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탑승해 내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을 적게는 60조원에서 많게는 80조원대로 추정하며 메모리 호황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요 빅테크 회사들의 AI 인프라 투자 생태계에 합류하며 HBM 사업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최근 700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오픈AI의 초거대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의 주요 HBM 협력사인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HBM 출하량 확대도 기대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글로벌 HBM 시장에서 17%로 3위를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HBM4 양산을 기반으로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