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력 공백, 日 자본으로 메운다… 5500억 달러 'AI 인프라 동맹' 가동

美日 대미 투자 공동 팩트시트 발표… 핵심은 전력 인프라 히타치·도시바·소프트뱅크 등 4400억달러 투입 "AI 기술 패권의 뿌리는 전력"… 양국, 차세대 원전 공동 추진

2025-10-30     양원모 기자
28일(현지 시간) 도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과 일본이 총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실행 계획을 공식화했다.

양국 정부는 지난 29일 '미·일 투자 공동 팩트시트'를 동시 발표하며, 일본 정부와 주요 기업이 참여하는 구체적 투자 구상을 공개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히타치 도쿠나가 도시아키 사장, 도시바 시마다 다로 사장, 파나소닉홀딩스 구스미 유키 사장,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 투자에 참여하는 일본 주요 기업 대표들과 양해 각서를 교환했다.

5500억 대규모 투자의 배경에는 미국의 전력난이 있다. 컨설팅 기업 매킨지는 2030년 미국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약 606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년의 4배 수준이다.

이에 투자 초점도 전력 인프라 확충에 맞춘다. 전체 투자금 가운데 3320억달러가 발전소, 변전소, 송전망 등 전력망 구축에 배정됐다. 미국 내 전력 공급이 AI 산업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양국이 협력 구조를 가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추진하는 신형 원자로 건설에는 최대 1000억달러가 투입된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도시바, IHI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GE와 히타치의 합작사 'GE베르노바-히타치'는 별도로 1000억달러 규모의 소형 모듈 원전(SMR)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전력 인프라 설계 및 운영 프로젝트에 250억달러를 투자한다. 미쓰비시전기는 3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 센터용 발전기를 공급하며 파나소닉은 150억달러를 들여 에너지 저장 장치(ESS) 구축에 참여한다.

AI 인프라 구축에도 750억달러가 투입된다. 미쓰비시전기, TDK, 후지쿠라 등이 참여하며 파나소닉과 무라타 제작소는 전자 부품 부문에 총 300억달러를 투자한다. 일본 정부는 핵심 광물 확보에 50억달러, 제조업 지원에 15억달러를 추가로 배정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번 계획이 확정된 투자라기보다 앞으로 기업 참여 확대를 염두에 둔 실행 로드맵이라고 설명했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은 "기재된 기업 외에도 앞으로 참여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이번 협약을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러트닉 장관은 각서 교환 뒤 "미·일 간 훌륭한 관계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히타치 도쿠나가 사장은 "양국의 전략적 투자가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을 강력히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