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스테이블코인 도입 두렵다"…환율 변동성·자본유출 우려

"다시 한 번 검토해달라" 신중한 접근 강조

2025-10-29     안은혜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스테이블 코인 관련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 "환율 변동성과 자본 유출이 굉장히 걱정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재차 강조했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창용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많은 사람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해외로 가져나갈 것"이라며 "사실 두렵다"며 이같이 답했다. 

안 의원이 한은 '스테이블 코인 백서'에서 우려한 7가지 위험요인 대부분을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하자 이 총재는 "7가지 문제 중에서도 자본유출이 가장 걱정이 된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 27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디페깅(가치 연동 불일치) 위험 ▲금융안정 위협 ▲소비자 보호 공백 ▲금산분리 원칙 훼손 ▲외환규제 우회 및 자본유출 위험 ▲통화정책 효과 약화 ▲금융중개 기능 약화 등을 스테이블코인의 위험 요인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외국인 투자가 들어오는 것에 비해 네 배가 (내국인의 해외투자로) 나가고 있다"며 "경상수지가 유례없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환율이 올라가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면 외국인이 그걸 사서 우리 재화를 살 수도 있지만 반면에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해외로 가지고 나갈 것"이라며 "사용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먼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쓸 사람들은 재산을 해외로 가지고 나갈 인센티브가 있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없으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원화 결제시장을 점령할 것으로 보는 시각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한다고 해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침범을 막을 수는 없다"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규제할지 더 노력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혁신을 해야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단계적으로 은행을 중심으로 먼저 해보고, 외환 나가는 것이 잘 컨트롤되면 그 다음에 확산하도록 순차적으로 하는 것이 외환 관리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