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검, ‘김건희 주가조작 공범’ 이종호 만난 검사 직무배제…“특검 내부 기강 해이” 논란
[더퍼블릭=김종연 기자]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파견 검사 한문혁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한 부장이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사적으로 만난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피의자 강압 수사 논란과 특검의 비상장주식 투자 의혹에 이어, 내부 인사 문제까지 불거지며 특검이 잇단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26일 특검은 “파견 중인 한문혁 부장검사가 수사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지난 23일 검찰에 파견 해제를 요청했다”며 “27일 자로 검찰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즉시 감찰에 착수했으며, 법무부와 협의해 한 부장을 수원고검으로 임시 발령냈다.
특검은 최근 제보를 통해 2021년 한 부장이 중앙지검 부부장 시절 이 전 대표와 함께 술자리에 참석한 사진을 확보했다. 당시 한 부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팀에 속해 있었다. 사진에는 한 부장을 비롯해 이 전 대표, 의사 최모 씨, 정치권 인사 등 최소 5~6명이 함께한 모습이 담겨 있었으며, 가정집 거실로 보이는 장소에서 두 사람이 가까이 앉아 있는 장면도 포함돼 있었다.
이 전 대표 측은 “한 부장이 당시 ‘블랙펄?’이라며 이 전 대표의 신원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자리를 피하려던 한 부장을 주변인들이 만류했고, 식사는 예정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식사비 약 30만 원은 이 전 대표가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 부장은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 우연히 이 전 대표가 합석했을 뿐”이라며 “당시 그는 피의자가 아니었고, 도이치모터스 관련자임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식사비는 각자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두 달 뒤인 2021년 9월 말 입건돼 10월 말 구속됐다. 보도된 사진 속의 모습을 보면, 서로 어떤 사람인 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뤄진 자리가 맞느냐는 의심이 든다.
법조계에서는 “사건 관계자와의 접촉 사실을 숨긴 채 이후에도 관련 수사에 관여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장은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4월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수사에 자문 형식으로 참여했고, 지난 6월 특검 파견 이후에는 해당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다. 한 부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중앙지검 반부패3부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한편 특검은 이날 부장판사 출신 김경호(사법연수원 22기)·박노수(31기) 변호사를 신임 특검보로 임명했다. 이번 인사에 따라 한 부장과 또 다른 부부장검사가 검찰로 복귀하고, 김일권 부장검사와 평검사 1명이 새로 특검에 파견될 예정이다.
특검 내부의 연이은 잡음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수사 공정성과 도덕성 모두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