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사업 불확실성 속 돌아오는 하반기 정기평정…등급 줄하향 이어질까 ‘우려’
[더퍼블릭=김미희 기자]기업들의 3분기 실적을 포함한 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어음(CP) 및 채권의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을 조정하는 신용평가사의 하반기 정기평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황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회사채 시장 내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하반기 평정에서 신용등급이 대거 조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현재 석유화학 기업 상당수가 등급 강등 가능성을 떠안은 데다 업황 개선 조짐도 요원해 등급 줄하향 조치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다.
21일 신한투자증권이 국내 신평사 3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의 등급전망 부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9개 석유화학 기업이 신평사 한 곳 이상으로부터 하향검토 및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받은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SK엔무브(AA)는 신평사 3곳으로부터 모두 ‘하향검토’를 받고 있다.
AA급에서는 LG화학(AA+), 한화토탈에너지스(AA-), 한화솔루션(AA-), SK지오센트릭(AA-)은 2곳으로부터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받았다.
A급에서는 HD현대케미칼(A)이 3곳으로부터, 여천NCC(A-)가 2곳으로부터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고 있다. 특히 여천NCC의 경우 현재 신용등급이 ‘A-’인만큼 추가 강등이 이뤄지면 A급 지위를 잃게 된다.
이외에 BBB급에서는 SK어드밴스드(BBB+)와 효성화학(BBB)이 각각 1개사로부터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았다.
등급전망 ‘부정적’은 당장 신용등급 자체를 강등하지는 않지만 향후 재무 상태를 관찰하면서 1∼2년 내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하향검토는 신용 리스크 발생 등으로 이보다 좀 더 단기간 안에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신평사들은 직전 연도의 재무 상황을 바탕으로 매년 6월께 상반기 정기평정을 실시한 뒤에 11월께 다시 해당 연도의 상반기, 가능하다면 3분기(7∼9월)까지의 상황을 반영해 하반기 정기평정을 실시한다.
통상 상반기 정기평정에서 대거 신용등급 조정이 이뤄진 뒤, 하반기 평정 때는 상반기 상황을 반영해 ‘업데이트’ 하는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석유화학 기업 상당수가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받은 상황에서 업황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고 있어, 하반기 평정임에도 신용도 줄하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미국 관세 강화와 전 세계적인 저성장 속에 수요가 약화한 반면 중국 주도의 증설 압박으로 석유화학 업황 반등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정부가 나서서 연말까지 사업 재편안을 내달라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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