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장'에 코스피 변동성, 4년여만 최고치 달해

미중 긴장·한미 협상 난항에도 '파죽지세' 투자자 공포지수도 확대

2025-10-20     안은혜 기자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와 한미 관세협상 우려에도 국내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코스피 변동성이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국내 증시가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외 변수에 따른 민감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피의 10월(1∼17일) 일평균 일중 변동률은 1.81%로 집계됐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볼 때 2021년 2월(2.03%)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중 변동률은 당일 지수의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고가와 저가의 평균값'으로 나눈 비율이다.

해당일 고가와 저가의 평균값에 비해 지수 변동폭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수의 장중 등락 범위가 넓을수록 높은 값이 나온다.

일별 기준 지난달 말까지 대체로 1.00% 미만에 머무는 날이 많았지만 이달 2일 1.52%로 급등한 것을 시작으로 일중 변동률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4일에는 일중 최고가와 최저가 격차가 111.25포인트에 달했다. 이날 일중 변동률은 3.10%로 지난해 8월 7일(3.29%) 이후 최고치다. 이후에도 2% 안팎의 일중 변동률을 유지 중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보통 코스피가 급락할 때 오르는 특성이 있지만, 상승장에서 투자자들이 갖는 불안심리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클 때도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향후 코스피 방향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전망이 상승과 하락으로 엇갈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17일 기준 VKOSPI는 전일 대비 15.69% 급등한 34.58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말(20.62) 대비로는 67.7% 오른 수치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가 전 세계 증시를 뒤흔들었던 지난 4월 8일(37.83) 이후 최고치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계기로 촉발된 미중 무역갈등도 당분간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도 커진 상황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대미투자 선불 요구 등으로 한미 관세, 무역합의 후속 논의가 난항을 겪는 상황도 증시에 불안감을 가중시킬 요인으로 평가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