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장에 예탁금 사상 최대 80조 돌파…"'개미'의 귀환이 4000 돌파 좌우할 것"

코스피 3700선 사상 최고치 경신 빚투 잔고도 가파른 상승세

2025-10-17     안은혜 기자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코스피가 전날(16일) 3700선을 넘어 불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예탁금이 역대 최고치인 80조 원을 넘어섰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3일 역대 최고치인 80조1901억 원을 기록해 지난 2021년 5월 3일의 기존 역대 최고치인 77조9018억 원을 갈아치웠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 및 기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 둔 돈으로, 시장 참여자의 투자 대기 상태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다. 증시 투자 열기에 비례해 늘어난다.

단기 자금 보관용으로 쓰이는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개인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FOMO(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것) 심리가 확산되며, 개인들이 증시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4465억 원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하며 상승장을 이끌었지만, 개인은 10조4858억 원 순매도로 상승장에서 소외됐다.

하지만 최근 관망하던 ‘개미’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귀환이 내년 코스피 4000선 돌파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시 기대 지표인 빚투(빚내서 투자) 잔고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0일 23조2437억 원에서 14일 23조5585억 원까지 증가했다.

코스피는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에도 16일 전날보다 2.5% 오른 3748.37로 마감,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14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고, 다음 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한미 관세 협상이 막바지에 왔다는 것을 알렸다. 

여기에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 전망이 주가를 밀어 올렸고,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서 증시로 올 수 있다는 기대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국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6일 각각 2.8%, 7.1%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한국금융지주(12.4%), 미래에셋증권(8%), NH투자증권(6.1%)도 15~16일 이틀 간 급등세를 보였다. 정부가 전날 규제 지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증시 머니 무브’ 수혜주로 떠오른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한국 증시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모건스탠리는 코스피 전망을 기존 3250에서 3800으로 상향하면서 초강세장이 나타나는 경우 42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믹소 다스 JP모건 한국주식전략 책임자는 지난달 말 열린 ‘한국 자본시장 콘퍼런스 2025’에서 “한국의 방산, 조선, 전기·전자, AI 산업에 대한 전 세계의 수요 때문에 한국 기업의 실적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