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살았는데, 집 한 채 15억 vs 5억짜리 집 3채 15억…‘똘똘한 한 채’ 고민 시작되나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부동산 시장이 과열될수록 고가 주택을 선호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되면서 정부가 이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 정책의 방점이 세제가 아닌, ‘공급확대’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과세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고민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구 부총리는 지난 14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정책은 세금으로 수요를 억압해서 가격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을 늘려서 적정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방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2023~2024년에 공급을 시작했어야 지금 (공급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또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 고가 주택을 선호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며 관련 공제 제도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자산시장 과열 국면에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에 공감하며 “집 한 곳에 20∼30년 살았는데 공제를 줄이는 것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살펴서 연구해보겠다”고 말했다.
가령,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자는 주장에 구 부총리는 “내가 집을 하나 들고 있는 게 가격이 예를 들어 20억이고, 다른 사람은 5억씩 세 채를 들고 있어 15억이라면 그런 점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주택이란 게 다양한 요인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측면이 있다”며 “내가 살고 있는 집 하나인데, 여기서 소득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과도한 세금을 매겼을 때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상속세 배우자 공제 한도 확대 등 상속세 개편 필요성을 묻는 말에는 긍정적인 뜻을 밝히면서 “국회 논의 단계에서 협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가운데,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부동산대책 합동브리핑’ 모두발언에서 구 부총리는 “수요와 공급, 양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원칙 하에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구용역과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논의 등을 통해 보유세·거래세 조정, 특정지역 수요쏠림 완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부연했다.
다만 “세제 개편의 구체적 방향과 시기, 순서 등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과세형평 등을 감안해 종합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세제의 개편 방침을 공식화하면서도 세부 스케줄에서는 탄력대응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