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돌발 발언에 달러 코인 하루 7배 폭등...‘스테이블’ 명칭 무색

2025-10-14     손세희 기자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이미지 [연합뉴스 제공]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달러 스테이블코인 가격에서 원·달러 환율을 크게 웃도는 이례적인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며, ‘스테이블’(stable·안정적)이라는 명칭이 무색해졌다.

1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거래소에서 테더(USDT)는 이날 1500원대 중반에서 거래됐다. 이는 같은 시각 주간 거래를 마친 원·달러 환율(1425.8원)보다 5% 이상 높은 수준이다.

테더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돌발 발언으로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된 지난 10일 장중 1655원까지 급등한 뒤 사흘째 1500원선을 상회하고 있다. 테더가 장중 165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 업비트 상장 이후 처음이다.

다른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도 같은 날 장중 1647원까지 오르는 등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업계는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김치 프리미엄’을 꼽는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거래소의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뜻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0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에 따른 충격으로 해외 거래소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 거래소 가격과 차이가 벌어졌다”며 “그 결과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테더에 발생한 김치 프리미엄은 현재 5% 안팎으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발생한 김치 프리미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선물 투자자의 수요 급증도 가격 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된다.

김 센터장은 “해외 거래소에서 선물 등 레버리지 투자를 한 국내 투자자가 갑작스러운 마진콜로 증거금 납입을 위한 테더 구매를 늘렸을 수 있다”며 원화를 테더로 전환해 송금하려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가격이 뛰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스테이블코인은 단기간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0일 밤 업비트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유에스디(USD1)’ 가격은 장중 1만원까지 치솟았다. 전날 종가(1465원) 대비 6.8배 높은 수준이었다. 이튿날 새벽에는 빗썸에서 테더 가격이 1개당 5755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매도 물량이 줄고 매수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장가 거래가 높은 가격에 체결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