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멕시코 이어 EU까지 무더기 ‘관세’…철강수출 1‧2위 보호무역에 철강업계 ‘삼중고’ 겪나

2025-10-14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트럼프발 관세 협상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미 세계 철강 산업이 공급 과잉과 탄소 감축 등의 이슈로 입지가 좁아든 상황에서 관세·비관세 보호 조치 등이 취해지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당장 미국에 이어 멕시코 정부 또한 17개 전략 분야에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플라스틱, 가전, 섬유 등 천463개 품목을 선정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치의 관세를 차등해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EU 또한 7일(현지시간)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대체할 새로운 저율관세할당(TRQ) 제도 도입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EU의 글로벌 철강 수입 쿼터 총량은 기존 세이프가드에 따라 지난해 설정한 연간 3053만t 대비 47% 줄어든 1830만t 수준으로 축소된다. 수입 쿼터 초과 물량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2배 높아진다.

아울러 조강국 기준을 새로 도입해 모든 수입 철강재에는 조강국 증빙 의무가 부여된다.

신규 TRQ 조치는 EU의 일반 입법 이행 절차를 거쳐 EU의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만료 시점인 내년 6월 말까지 회원국 투표를 통해 도입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비상에 걸렸다. 당장 미국이 철강 품목에 대해 관세 50%를 부과한 상황에서 EU 또한 일반입법 이행 절차를 거쳐 내년 확정할 경우 중국과의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리막길을 걸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EU 철강 수출(MTI 61 기준)은 44억8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로, 단일국가 기준 1위 수출시장인 미국(43억5000만 달러)과 1·2위를 다투는 수준이다.

한국의 EU 철강 수출은 지난해 물량 기준으로 약 380만t으로, 이 가운데 약 263만t(2024년 7월∼2025년 6월 기준)은 한국에 부과된 쿼터를 통해, 나머지 물량은 글로벌 쿼터를 활용해 전량 무관세로 수출했다.

이에 산업부는 EU가 국가별 물량 배분 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이를 고려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만큼 EU와의 다양한 공식·비공식 협의 채널을 통해 국내 철강 업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한·EU FTA에 따른 적절한 채널을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달 중 관세 부처 합동으로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고, 철강업계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주요국 통상장벽 강화에 총력 대응하고, 철강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