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폭탄, 소비자부담 전가 '본격화'...물가상승 압박↑

2025-10-08     최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더퍼블릭=최얼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대규모 수입 관세의 영향이 수프 캔부터 자동차 부품에 이르는 다양한 수입품을 중심으로 미국 물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관세에 따른 원가 상승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일각에서는 원가 상승 부담을 그간 보유하고 있던 회사들이 재고를 소진하고 소비자들에게 가격전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게 아니냐는 평가가 제기된다.  FT는 “미국 물가에 수프 캔부터 자동차 부품에 이르는 다양한 수입품을 중심으로 ‘트럼프 관세’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The effect of the Trump tariffs is beginning to show up in US prices across a wide range of imports, from soup cans to auto parts)고 전하며 관세 부메랑이 현실화하는 상황을 조명했다.

실제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 데이터는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증명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6개월 동안 오디오 기기 가격이 14%나 급등했고 의류는 8%, 공구·하드웨어·부품 가격은 5% 올랐다. 이 품목들은 미국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제품들이다. 그만큼 관세 인상분이 고스란히 반영될 수 밖에 없는 품목이라는 것.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관세율을 인상했음에도 올해 8월 미국 물가 상승률이 2.9%에 그치면서 충격이 예상보다 적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에 기업들이 재고 소진 등의 방법으로 충격을 흡수하던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는 진단이 경제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소비자 소비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수입 재화의 가격이 오르면서 많은 업체가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시장조사 기관인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은 올해 4월 이후 주요 소매업체들이 의류(소프트 라인 상품), 자전거·식기세척기(하드 라인 상품),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품목에서 가격을 인상했다고 보고했다. 이 기관의 분석가인 조 펠드먼은 “관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