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李 정부와 '헤어질 결심'… 정쟁 몰두에 청년 민심 급속 이탈

집값·대출 부담 심화에도 생활 체감 대책 부재 내란 전담 재판부·검찰청 폐지 등 현안에 반감 확산 민주당 지지율 앞서지만 "양당 모두 불신" 기류 뚜렷

2025-10-05     양원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20대 청년층이 정치에서 눈을 돌리고 있다. 집값 폭등, 대출 부담, 취업 불안 등 일상적 어려움이 가중되는데 여당은 현실과 괴리된 의제에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며 이재명 정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 44%였지만, 20대에서는 27%에 불과했다. 반대로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답변은 46%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선에서 20대 41.3%가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했던 결과와는 대비되는 수치다.

주요 현안에 대한 인식도 비판적이다. 같은 조사에서 20대 53%는 '내란 전담 재판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비치며 모든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과반 반대를 기록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52%), 검찰청 폐지(57%)와 같은 민주당의 의제 역시 절반 이상이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특히 검찰청 폐지 반대는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외교·경제 분야에서도 냉담한 평가가 이어졌다.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20대에서 35%에 그쳤고, 51%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 역시 58%로 집계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9월 29일~10월 1일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재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밝힌 '체제 존중 및 흡수 통일 배제' 기조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56%가 공감했지만, 20대 이하에서는 공감 33%, 비공감 47%로 정반대였다. 주 4.5일제 역시 찬성 37%, 반대 55%로, 청년층이 여권 의제에 반감을 보이는 흐름이 뚜렷했다.

정치권에서는 현 정부가 초반의 실용적 기조를 버리고 점차 정파적 행보를 강화하면서, 실리적 가치관을 중시하는 20대의 지지가 빠르게 이탈했다고 보고 있다. "정작 해야 할 일은 외면한 채 정쟁에 매달리고 있다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의 지지율이 즉각 야당으로 이동하는 조짐은 크지 않다. 갤럽 조사에서 20대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2%, 국민의힘 26%로 민주당이 여전히 앞섰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보수화됐다기보다는 기대했던 변화가 실망으로 돌아서면서 양당 모두를 불신하는 기류가 강해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의 흐름은 단순한 지지율 하락이 아니라 세대적 거리감이 본격화된 신호"라며 "민주당이 방향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20대 민심은 회복 불가능한 지점에 다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