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Fast Follower)’와 경쟁하는 조선업…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량’은 中 넘어섰다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 6월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년 동월 대비 급감한 가운데 한국이 중국에 이어 수주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운반선 16척 중 14척을 한국 조선사가 수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술력에서는 중국이 우리나라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4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56만CGT(표준선 환산톤수·84척)로 작년 동월 대비 81%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이 중 105만CGT(18척·41%)를 수주해 137만CGT를 거머쥔 중국(50척·53%)에 이어 수주량 2위를 차지했다. 척당 CGT는 한국이 5만8000CGT, 중국이 2만7000CGT로 집계됐다. 한국이 중국보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2배 많게 수주했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수주 잔량(남은 건조량)은 전월 말 대비 158만CGT 감소한 1억6374만CGT였다. 국가별 수주 잔량은 중국 9682만CGT(59%), 한국 3542만CGT(22%) 등의 순이었다.
수적으로는 중국에 밀리지만, 우리나라는 중국 보다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많았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선종별 1척 가격은 17만4천m³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2억5500만달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1억2600만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7300만달러였다.
2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실제 국내 기업들이 LNG 선박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선박은 모두 16척으로 이 가운데 14척(88%)을 국내 조선소가 수주했다. 조선사별로는 삼성중공업 7척, HD현대삼호 5척, 한화오션 2척 등이다. 나머지 2척(12%)은 미국이 가져갔는데, 이 물량은 한화가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가 맡는다. 이 물량은 한화오션의 자회사 한화쉬핑이 발주했다.
반면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거대한 선박을 필요로 하는 카타르 선주사의 요구에 맞춰 27만㎥(카타르-차이나막스)급 초대형 선박을 건조하면서 이 물량을 대거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조선사의 실적 또한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조선업 전망과 관련해 26일 “고수익 선종인 LNG(액화천연가스)선의 발주가 내년부터 증가 예상되며 이 덕에 국내 조선사의 실적 우상향 사이클이 2028년까지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연승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주요 LNG 프로젝트가 2029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2029년 인도 슬롯(분량)을 확보하기 위해 선주사와 LNG 디벨로퍼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에퀴노르(Equinor), 우드사이드(Woodside) 등 에너지 기업이 LNG선 발주를 검토하고 있고 토탈(Total)의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도 재개되면 LNG선 슬롯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조선사가 올해 대형 LNG선의 수주가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수주 목표의 절반을 LNG선이 차지할 것”이라며 “내년 LNG선 수주량은 65척으로 전망하며, 신조 선가가 소폭 떨어졌지만 LNG선은 여전히 수익성 측면에서 1위 선종”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