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 본격화 됐지만 전세 매물 찾기 ‘고심’…갭투자 막히자 매물도 ‘품귀’
[더퍼블릭=김미희 기자]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서울 시내에서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성북구·관악구·중랑구 등은 6월 말 대출 규제 이후 전세 매물이 30~40%씩 감소한 반면, 고가 전세가 많은 강남구와 송파구는 매물이 증가해 신혼부부와 사회 초년생을 비롯한 서민들의 전세난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2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8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4099건으로 6·27 대출 규제 직후인 6월 28일 2만4801건에 비해선 2.9%, 올해 1월에 비해서는 18.5% 감소했다.
특히 전세 매물 감소는 서울 25구 중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의 전세 매물은 지난 6월 738건에서 9월 443건으로 40% 줄었다. 관악구(-34.7%), 중랑구(-33.3%), 강북구(-27.9%) 등도 감소율이 컸다.
이는 6·27 부동산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차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간 ‘갭 투자’를 통한 매매 및 전세 관행이 이어져왔다. 이는 집을 매매하면서 동시에 세입자를 들여 매매와 전세를 한 번에 진행해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집을 산 사람은 대출 없이도 매매 대금의 상당 부분을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출이 차단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직접 거주하지 않고 세입자를 들여 잔금을 치르는 갭 투자 자체가 어려워졌다.
사실상 갭투자가 시중에 전세 매물을 공급하는 주요한 통로가 돼왔는데 대출이 막히면서 전세 매물 감소 속도가 빨라지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는 전세 매물이 4930건에서 5980건으로 21.2% 늘었으며, 송파구는 1383건에서 2176건으로 무려 57.3% 증가했다. 송파구에선 올해 12월 잠실래미안아이파크와 내년 1월 잠실 르엘 입주가 시작되고, 강남구에서도 11월 청담 르엘 입주가 이어지며 전세 물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신규 입주로 나오는 매물이 소진되기까지 6개월 정도 소요된다”며 “결국 그동안 서울 전체의 고가 전세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주택 공급이 아직 부족한 상태에다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으로 매물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