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공장 없으면' 의약품 관세 100% 폭탄 예고...국내 제약·바이오 ‘촉각’

2025-09-26     유수진 기자
트럼프 대통령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유수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부터 미국에 공장을 세우지 않은 기업의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약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기업이 미국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설하고 있다’는 것은 ‘착공’ 그리고/또는 ‘공사 중’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공장)건설이 시작됐다면 이들 업체 의약품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대통령실이 지난 7월 발표한것과는 상반돼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대통령실은 의약품이 품목별 관세에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한국보다 먼저 합의한 유럽, 일본산 의약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당시 제약업계에선 일본, 유럽에 15% 적용이 확정된다면 우리나라도 15%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어 다행스러운 조치라고 평가한 바 있다.

최근 일라이 릴리의 미국 생산 공장을 인수한 셀트리온은 구체적인 정책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한다면서도 단기, 중기, 장기적 대응안이 모두 마련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미국 내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2년 동안은 관세 우려가 없고 이후에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미국 현지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동향을 지속해서 살피는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한양행은 상황을 주시하면서 원료 의약품의 경우 대부분 유럽에 수출되고 있다고 밝혔고, SK바이오팜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지 공장 식품의약품청 승인 등 미국 내 생산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대웅제약 등은 구체적 관세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는 상황을 지켜본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미 미국발 관세 가능성에 대비해온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따른 직접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