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직접 나서서 對美 투자패키지‧통화스와프 설명…韓美 협상 ‘돌파구’ 마련될까

2025-09-26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24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뉴욕 유엔대표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베선트 장관을 만나 대미 투자 패키지와 통화스와프 문제를 직접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구윤철 부총리가 협상 상대방이지만, 이례적으로 이 대통령이 직접 면담에 나서면서 직접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해 설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을 수행 중인 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등학교 수학 용어로 설명해보자면 무제한 통화 스와프는 필요조건”이라며 통화 스와프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뿐이므로, 체결되더라도 이후 추가로 논의를 거쳐야 할 단계들이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미국에 통화 스와프를 요구하게 된 과정과 관련해선 “(7월 31일 관세합의) 이후 미국이 양해각서(MOU)라고 보낸 문서에 판이한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당초 합의한 3500억 달러 투자액에 대해 한국 측에서는 대출이나 보증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이를 ‘비망록’에도 적어뒀으나 미국의 이해는 달랐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은 캐시플로(Cash flow)라는 말을 썼는데, 우리가 이를 들여다보면 상당히 에쿼티에 가깝게 주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그렇다면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이 눈에 들어왔고, 이를 지금 미국에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보증으로 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을 한국에서 받아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고 투자 이익도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등의 ‘일본식’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을 제공할 경우 한국이 상당한 외환 리스크를 지게 된다는 점에서 한미간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500억 달러(약 490조원)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미간 무역합의의 최대 쟁점인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놓고 양국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특히 3500억 달러를 ‘선불’로 거론한 것은 그것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하의 전제조건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타결한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어떤 식으로 구성하고 이행하느냐를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보증으로 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을 한국에서 받아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고 투자 이익도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등의 ‘일본식’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또 이와는 별개로 미국은 아르헨티나가 세계은행에서 40억 달러(5조5000억원 상당) 규모 자금을 조달할 전망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기에는 우리나라가 미국에 요구했던 통화 스와프, 직접적인 통화(페소) 매입, 외환안정기금(ESF·Exchange Stabilization Fund)을 통한 달러 표시 국채 매입 등이 거론되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