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월가서 국장 세일즈…"저평가 해소된다, 한국 증시에 투자하라"

'3차 상법개정' 추진 공식화 "지정학 리스크 개선될 것" 확장재정으로 첨단산업 대대적 투자 강조

2025-09-26     안은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 투자서밋을 주재했다.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3박 5일간의 미국 뉴욕 방문 일정을 마쳤다. 

방미 마지막 일정으로 뉴욕 증권거래소(NYSE)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대대적인 체질 개선 정책을 펼치고 있음을 강조하며 한국에 대한 투자를 당부하는 세일즈 활동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뉴욕 월스트리트의 거물급 금융인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경제 투자 설명회(IR)인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주재하고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 돼있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3차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금 제도를 개혁해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지게 하든지, 자사주를 취득해 경영권 방어하는 등 이기적으로 남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코스피 지수를 언급하면서 "대선 기간 동안 내가 당선되면 그 사실 만으로도 대한민국 주가 지수가 3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그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 원인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시장 불공정성 ▲정치적 불안정성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하는데 장애 요소가 있었는데 다 바꾸겠다"고 했다. 정부의 개선 조치로는 ▲부당거래 엄정 대응 ▲3차 상법 개정 ▲국방비 지출 확대 ▲확장 재정 통한 첨단산업 투자 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엄정대응해서 부당거래로 이익을 얻을 수 없게 만들겠다. 주가조작하거나 시장을 왜곡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며 "불투명, 불공정 거래는 꿈도 꿀 수 없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 "대한민국 군사력은 주한미군 전력을 빼고 자체 군사력 수준이 전세계에서 5위다. 북한 1년 국민총생산(GDP)의 1.5배에 가깝다"라며 "자체 국방력 강화를 위해 국방 분야 지출을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방위 산업 수준이 압도적"이라며 "남북 간 군사 대치로 오는 불안정성과 이로 인한 저평가 문제가 앞으로 많이 개선될 테니 한국 시장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산업 정책에 대해선 "첨단기술 분야, 재생에너지, 우주, 방위산업, 바이오 등을 모두 대대적으로 개편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에서도 엄청난 투자를 준비하고 있고 확장 재정을 통해 정부 역할도 늘릴 것"이라며 "산업·경제 정책에 대해 국민과 기업인들이 예측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뉴욕거래소 초청으로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월가에서 가장 오래된 증권거래소인 뉴욕거래소에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초청을 수락했다.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뉴욕거래소를 방문한 바 있지만 한국 정상이 이곳에서 투자설명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